장밋빛 환상 ‘화성시민 지역회의’ 밀어붙이기 논란
장밋빛 환상 ‘화성시민 지역회의’ 밀어붙이기 논란
  • 강송수 기자
  • 승인 2019.03.24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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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 권역서 운영 문제점 드러나...주민보다는 관주도 방식 지적

경기 화성시가 다음 달부터 전체 6개 권역에서 추진할 예정인 ‘화성시민 지역회의’의 구조 형태적 난점들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어 단체장의 의지대로 밀어붙이는게 정당한가에 대한 의혹과 불만이 감지되고 있다.

그동안 동탄지역 2개 권역에서 4개월여 운영되면서 △주민 주도보다는 관 주도 방식 △시정연설에 다름없는 단체장 위주의 시간 배분 △퇴근 후 및 주말 회의로 인한 시간 외 공무원 투입 등이 반복되고 있으나 개선되지 않고 있다.

시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전·오후 ‘화성시민 지역회의’ 동탄2·1권역 3월 회의가 동탄어울림센터와 동탄보건지소 대강당에서 열렸는데, 참석률이 저조해 지역위원과 공무원 수가 비슷하거나 한 때 공무원들이 더 많은 기현상이 펼쳐졌다.

지역 현안에 더 간절하고 절실한 직장인들의 참석을 위해 단체장이 도입한다고 밝힌 밤 시간, 주말 지역회의 참석률이 예상을 빚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날 오전 통탄 4~6동 주민 173명의 통탄2권역 지역회의는 모두 57명이 모였으나 단체장의 시정설명이 마무리되자 빠져나가기 시작해 주재자가 안건 의결 회의봉을 두드릴 때에는 6동의 테이블은 텅 비었고 몇 명 남아 있지 않았다.

또 3월 주재자는 공무원들이 전한 것으로 보이는 시나리오 원고 외에 별다른 설명을 듣지 못했는지 4월 안건을 의결하면서도 의사봉을 두드리는 것조차 잊고 있다가 주변의 지적으로 두드리는 촌극을 연출했다.

오후에 개최된 통탄1~3동 주민 118명의 통탄2권역 지역회의는 초반 31명이 참석하면서 주말에도 대민봉사로 40여 명 가까이 회의장에 들어선 공무원들보다 적었고 최종 44명의 지역위원은 지난달 끝내지 못한 회칙 제정으로 회의시간 대부분을 소비했다. 

이날 한 공무원은 “현 상황은 주민이 자발적으로 도입한 것이 아니라 행정기관이 개입한 관급 제도라는 사실만 확인시킬 뿐”이라면서 “이제 어느 정도 자치조직이 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쓰레기까지 공무원들이 수거하는 모습은 또 다른 옥상옥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1권역 지역회의를 지켜보던 한 참석자는 “모임 자체를 의견 제시 정도로 쉽게 생각하면 될 텐데, 회칙 제정에 시간을 낭비하는 의도가 무엇인지 궁금하다”며 “관련 학습이나 사전 교육 후 시도했더라면 주민 간 갈등보다는 대한민국 최초의 시도로 의미가 더하지 않았나 싶다”는 아쉬움을 전했다.

[신아일보] 화성/강송수 기자

sski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