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아-50대기업 해부1] 삼성, 이재용 중심 새시대 '퀀텀점프'
[신아-50대기업 해부1] 삼성, 이재용 중심 새시대 '퀀텀점프'
  • 나원재 기자
  • 승인 2019.03.24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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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바이오산업 미래성장 분야 지목하고 지원 확대
순환출자 구조 완전 해소…삼성전자 지분 확보 숙제
삼성 서초사옥. (사진=신아일보)
삼성 서초사옥. (사진=신아일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 맞춰 또 한 번 도약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각 기업은 시대가 요구하는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핵심 사업의 역량을 끌어올리는가 하면, 새로운 사업을 모색하고 있다. 본지는 국내 50대기업의 근황을 차례로 살펴보고 각 기업의 미래 경쟁력을 짚어본다.

삼성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중심으로 오너십을 강화하고 정보통신기술(ICT)과 바이오산업을 확장한다. 삼성은 앞으로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 될 인공지능(AI), 5세대(G)통신, 사물인터넷(IoT), 바이오 등을 미래성장 분야로 지목하고 지원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은 지난해 삼성물산-삼성전자-삼성생명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를 끊고 이 부회장의 오너십을 강화했다.

◇이 부회장, 삼성물산 최대주주로 계열사 지배

삼성은 삼성전기와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 약 4%를 처분하면서 순환출자 구조를 완전히 해소했다.

이 부회장은 지주사격인 삼성물산 지분 17.08%(이하 2018년 9월 기준)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전자와 금융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이 부회장 외에도 아버지 이건희 회장이 2.84%의 지분을, 동생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은 각각 5.47%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삼성생명은 이 회장이 20.76%로 최대주주고, 삼성물산이 19.34%, 이 부회장은 0.0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의 핵심인 삼성전자는 삼성생명이 7.92%, 삼성물산이 4.65%의 지분을 가지고 있고, 이외 이 회장(3.88%), 이 부회장(0.65%),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0.84%)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이하 증권, 보험, 자산운용, 카드사의 최대주주로, 삼성전자는 전기, 디스플레이, 바이오, 중공업, 정보통신기술(ICT) 솔루션 기업을 계열사로 두고 미래 경쟁력 제고에 집중하고 있다.

다만, 삼성은 최종적으로 지주사 체제의 변화를 꾀하려면 삼성전자에 대한 최소 지분(약 20%대)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금융부문의 지주사 체제 전환을 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부회장은 이를 통해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은 유지할 수 있겠지만, 현재 보유 중인 0.65%의 삼성전자 지분을 더 끌어올려야 더욱 안정적인 오너십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풀이된다.

◇핵심 삼성전자, 단말기·기지국·칩셋 기술 보유한 유일한 회사

삼성은 5G와 AI가 핵심인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핵심인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미래 기술경쟁력을 강화한다. 삼성은 기술의 세대 변화를 새로운 도약 기회로 바라보고 있다.

삼성 지분구조(2018년 5월 기준). 위 지분구조에서 삼성은 현재 삼성전기와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 약 4%를 처분하면서 순환출자 구조를 완전히 해소했다. (이미지=공정위)
삼성 지분구조(2018년 5월 기준). 위 지분구조에서 삼성은 현재 삼성전기와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 약 4%를 처분하면서 순환출자 구조를 완전히 해소했다. (이미지=공정위)

삼성전자는 강점인 반도체와 ICT, 디스플레이 기술을 자동차에 확대 적용해 자율주행 시스템 반도체(SoC; System-on-Chip) 등 미래 전장부품 기술을 선도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기초과학 분야와 미래성장 분야 연구를 집중 지원한다는 계획도 마련했다.

5G의 경우, 삼성은 글로벌 시장을 리드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5G 표준화를 이끌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6년 4월 5G 기술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23개 업체를 모아 표준화를 착수했고, 2017년 12월 5G 초기 표준규격(NSA)을 공개하면서 2018년부터 5G를 사업화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과도 상당하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 5G 시범서비스부터 미국 버라이즌(Verizon)과 긴밀히 협력해 총 11개 시범지역 중 7개 지역에 5G 망을 구축했다.

삼성은 이후 버라이즌과 2018년 9월 4G 롱텀에볼루션(LTE) 기지국 고도화 사업과 국제표준기반의 모바일 5G 상용 공급 계약도 체결하는 등 상용사업 준비를 위해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삼성은 같은 기간 AT&T와도 4G·5G 상용 네트워크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스프린트(Sprint)와는 지난 2월 5G 레이디 메시브(Ready Massive) 마이모(MIMO, 무선 통신의 용량을 높이기 위한 스마트 안테나 기술) 공급 계약 이후 이미 주요 도시에 장비를 구축했다.

국내에선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과 5G 전국망 서비스를 위해 지속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일본에서 ICT 솔루션 기업인 NEC와 5G 분야 협력 계약을 체결했고, 앞으로 5G 통신장비와 솔루션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면서 일본을 포함한 5G 시장 공동 진입 등의 목표를 발표하기도 했다.

삼성은 5G 단대단(End-to-end, 단말장치 간 통신) 솔루션을 보유한 유일한 회사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5G를 상용화하기 위해서는 5G 장비(기지국)뿐만 아니라, 단말과 그 안에 들어가는 칩셋 등이 모두 필요한데, 삼성전자는 5G 장비와 단말, 칩셋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모두 보유하고 있는 유일한 공급 업체다.

이와 관련해 삼성은 기지국과 단말에 사용되는 5G 무선통신용 초고주파(RFIC) 칩셋뿐만 아니라, 5G 모뎀 칩(Modem Chip)도 소형화와 저전력 소비를 가능하게 하는 SOC 형태로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삼성은 프랑스 다국적 통신사업자 오렌지(Orange)와 텔레포니카(Telefonica) 독일, 터키 트루크셀(Turkcell) 등 유럽 신규 통신사업자와의 5G 시범 협력을 진행하는 등 신규 시장 공략을 위한 적극적인 기술 마케팅을 하고 있다.

삼성은 4차 산업혁명 선도와 삶의 질 향상을 핵심 테마로 AI·5G·바이오·반도체 중심의 전장부품을 4대 미래 성장사업으로 선정하고, 집중 육성한다.

삼성은 앞서 앞으로 3년간 투자 규모를 총 180조원으로 확대하고 특히, 국내에 총 130조원(연 평균 43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삼성은 바이오시밀러(제약), CMO사업(의약품 위탁생산) 등에 집중 투자해 바이오 분야를 ‘제2의 반도체’ 사업으로 육성한다.

삼성에 따르면 지난 2010년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선정한 바이오 사업은 업계의 예상을 뛰어넘는 빠른 속도로 성장해 왔다.

삼성은 2010년 삼성서울병원 지하 실험실에서 12명으로 바이오 사업을 시작한 이래 2011년 4월 인천 송도 매립지 위에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설립하고, 2012년 2월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설립하는 등 바이오 사업을 집중 육성해왔다. 삼성은 현재 약 2800여명의 임직원이 송도 캠퍼스에서 바이오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 미래사업 직접 챙겨…“경쟁력 키우자” 당부

이 부회장은 반도체와 5G 사업을 직접 챙기면서 오너십을 강화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올해 초부터 반도체·5G 통신 등 주요 사업을 직접 챙기는 등 국내외서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 부회장은 올해 설 연휴 중국 시안에 위치한 반도체 공장을 찾아 반도체 2기 라인 공사 현장을 살펴보고, 연휴엔 근무하는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삼성)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삼성)

이후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열린 ‘5G 네트워크 통신 장비 생산라인 가동식’서 “새롭게 열리는 5G 시장서 도전자의 자세로 경쟁력을 키우자”고 당부했다.

또 같은 달 4일엔 경기도 용인시 기흥사업장서 디바이스솔루션(DS)와 디스플레이 부문 경영진과 만나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반도체 시장을 새롭게 창조하자”고 주문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월11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셰이크 모하메드 빈 자예드 알 나얀 아부다비 왕세제 겸 UAE 공군 부총사령관 등을 만나 정보통신기술(IT) 분야의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자리에서 IT 분야 업체들과 5G 등 미래사업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데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반도체 업황이 불안한데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5G는 미래 경쟁력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 부회장은 주요 사업을 직접 챙기면서 오너십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nwj@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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