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시대’ 연 현대차그룹, 경쟁력 제고 ‘시동’
‘정의선 시대’ 연 현대차그룹, 경쟁력 제고 ‘시동’
  • 이성은 기자
  • 승인 2019.03.24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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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역대 최다 8종 신차 투입 준비…원가구조 혁신 예고
실적 회복에 지배구조 재편, 노사 갈등 등 산적한 과제 풀어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사진=현대자동차)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가 정기 주주총회를 잇단 열면서 ‘정의선 시대’ 개막을 알렸다. 이번 주총에서 현대차·현대모비스 대표이사, 기아차 사내이사에 오른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은 경영 전면에서 신차 출시, 미래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지배구조 재편 추진에 대한 속도 조절론이 나오고 미래차 생산을 두고 새나오는 노사 갈등도 풀어야할 과제로 지목되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이달 지난해 무산된 지배구조 재편과 함께 실적 부진과 노사 갈등 해소, GBC 건립 등의 현안을 풀면서 미래 경쟁력을 강화할 전망이다.

우선 현대차는 지난해 ‘어닝쇼크’의 악몽에서 벗어나기 위해 실적 개선에 대한 계획을 구체적으로 마련했다.

현대차는 올해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성공적인 신차 출시 △근본적인 원가구조 혁신 △조직 경쟁력 재구축 △미래 신기술 분야 경쟁력 강화 등을 추진한다.

우선 현대차는 올해 신차 출시를 통해 판매 회복에 나선다. 이를 위해 올해 역대 최다인 8종의 신차 투입을 준비 중이다.

또 시장 지배력 강화를 위해 쏘나타와 제네시스 G80, 브라질 HB20 후속 등 주력 볼륨 모델과 현지 특화 차종,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신차 출시를 통해 SUV 풀라인업 구축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근본적인 원가구조 혁신을 위해 표준화와 공용화율을 제고하고 신공법 적용을 활용한 생산성 개선, 효율적 예산 집행을 통한 판매비 절감을 추진해 수익성을 개선할 방침이다.

주총 이후 현대차그룹의 가장 큰 이슈인 지배구조 재편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3월 현대모비스를 분리해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방식의 지배구조 재편을 추진하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다.

지난해 5월 이후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던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재편은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시스템통합(SI) 업체 현대오토에버가 기업공개(IPO)를 서둘러 추진하며 탄력을 받고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대오토에버는 지난해 11월 유가증권시장(코스피) 비심사신청서를 제출한 이후 지난달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내며 증시 상장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지난해 지배구조 재편 추진 당시 외부의 반대가 거셌던 만큼 주주들을 설득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속도 조절론도 제기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지배구조 재편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신중을 기할 것으로 관측이 제기된다.

또 최근에는 친환경차 시대의 고용 문제로 인한 장기적 노사 갈등도 예고되고 있다. 현대차가 앞으로 전기차 생산 비중을 늘려 나가면 기존 보다 생산 공정이 줄어든 만큼 잉여인력이 발생할 것이란 이유 때문이다.

현대차는 전기차 생산을 도입한 이후 오는 2025년까지 생산직 일자리가 7000여개 없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노조는 같은 기간 1만여개 일자리 확대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윤여철 현대차 부회장은 지난 20일 현대차그룹 협력사 채용박람회에서 노조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단 입장을 밝힌 바 있어 갈등이 지속될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22일 열린 현대차·현대모비스 주총에서 주주 가치 극대화와 소통을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지배구조 재편을 의식한 주주친화 정책으로 보고 있다.

박정국 현대모비스 사장은 이날 열린 주총에서 “다양하고 전문성을 갖춘 독립적인 이사회를 구성해 의사결정의 투명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