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아속보
임일순의 승부수…홈플러스 ‘글로벌 유통 영토’ 개척 나선다
임일순의 승부수…홈플러스 ‘글로벌 유통 영토’ 개척 나선다
  • 박성은 기자
  • 승인 2019.03.23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럽 EMD 가입 이어 미국·베트남 유통채널과 MOU 체결
현지 점포 개설 아닌 상품 공급으로 해외시장 진출 박차
국내 중소협력사 제조상품 수출 플랫폼 자처 ‘상생협력’
성장정체 대형마트 위기 돌파 ‘글로벌 소싱’으로 자구책
지난 21일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오른쪽)과 응우옌 티 탄 투이 빈커머스 부대표가 서울 등촌동 홈플러스 본사에서 유통 전반에 대한 전략 제휴협약(MOU)을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홈플러스)
지난 21일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오른쪽)과 응우옌 티 탄 투이 빈커머스 부대표가 서울 등촌동 홈플러스 본사에서 유통 전반에 대한 전략 제휴협약(MOU)을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홈플러스)

임일순의 홈플러스가 해외로 눈을 돌려 유통 영토 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올 초 아시아 유통업계 최초로 유럽 최대 유통연합인 EMD 회원사 가입을 필두로 이달에 연이어 미국·베트남의 유통업체와 상품 공급 협약을 맺는 등 임일순 사장의 광폭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는 것. 특히 해외에 많은 자본을 투자해 오프라인 점포를 개설하는 방식이 아닌 현지 유력 유통채널과 연계한 상품 공급으로 추진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여기에 홈플러스에 납품하고 있는 국내 중소업체의 제조상품을 해외에 수출하는 플랫폼 역할을 자처해 ‘상생협력’의 새로운 모델로 조명 받을 수 있을지 기대가 되고 있다.

홈플러스의 글로벌 유통 확장의 본격적인 시작은 지난 1월 23일 유럽 최대 유통연합인 EMD(European Marketing Distributuion AG)의 가입이다. 아시아 유통업계에서는 최초다. EMD는 독일 마칸트·네덜란드 수퍼유니·호주 울워스 등 20개 국가 유통사가 회원사로 가입한 유럽 최대 규모의 유통연합이다. 연간 매출규모가 지난해 기준 약 260조원으로 이를 뛰어넘는 유통그룹은 전 세계에서 월마트뿐이다.

EMD 가입을 계기로 유럽의 가성비 높은 상품을 대량 매입하는 것은 물론 홈플러스와 거래하는 우수 중소업체의 유럽시장 진출도 가능해졌다. EMD 가입사 13만여개 매장에 홈플러스 PB 등 국내에서 제조된 한국산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에 이어 홈플러스는 이달에 미국과 베트남의 유력 유통업체와 잇따라 협약을 맺었다. 미국의 경우 현지 최대 한인계 유통체인인 ‘H마트’, 베트남은 1800여개 매장을 보유한 최대 유통채널인 ‘빈커머스(Vincommerce)’다.

미국의 H마트는 뉴욕·캘리포니아 등 미국 12개주에 70여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고 있는데 주로 한국산 농수산식품을 판매하며 현지 교민은 물론 아시안계 소비자까지 활발히 공략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류 인기로 백인 등 주류 소비자까지 소비층을 확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홈플러스는 H마트가 미국 내 최대 한인계 유통채널이라는 점을 적극 활용해 일단 H마트가 수입을 요청한 PB 스낵을 시작으로 PB 식품 중심의 공급 품목을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H마트에 공급 예정인 PB 스낵의 경우 현재 홈플러스와 거래 중인 중소기업 협력사가 제조한 상품들로 구성될 것이라는 게 홈플러스의 설명이다.
 

지난달 12일 베트남 빈커머스 임직원들이 방한해 서울 등촌동 홈플러스 강서점 매장을 견학하며 수출 대상 상품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홈플러스)
지난달 12일 베트남 빈커머스 임직원들이 방한해 서울 등촌동 홈플러스 강서점 매장을 견학하며 수출 대상 상품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홈플러스)

빈커머스와의 협약 체결은 경제성장 전망이 밝고 한류 영향으로 ‘메이드 인 코리아’에 호감이 큰 베트남 시장으로의 본격적인 진출을 의미한다. 빈커머스는 베트남에 50여개 자회사를 보유한 최대 민간기업 ‘빈그룹’의 유통 자회사다.

올 1월 기준 대형마트인 빈마트 108개와 슈퍼마켓·편의점 체인 빈마트 플러스 1700개 등 1800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 중이다. 매출규모는 2017년 기준 5억7430만달러(한화 약 6480억원)며 지난해 상반기에만 3억5880만달러(약 4050억원)를 기록할 만큼 성장세가 무척 빠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빈커머스는 2014년 11월에 첫 매장을 연 후 현재까지 매일 평균 1~2개의 점포를 꾸준히 열고 있을 정도로 공격적으로 출점하고 있다”며 “그만큼 베트남으로의 홈플러스가 공급하는 상품 수도 지속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빈커머스는 한국의 가정간편식이나 스낵 등 가공식품 외에도 주방용품·밀폐용기를 비롯한 각종 생활용품까지 다양한 종류의 상품 공급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홈플러스는 PB 브랜드인 ‘심플러스’와 ‘올어바웃푸드’ 공급을 통해 이를 제조하는 중소업체의 베트남 진출을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같은 홈플러스의 행보는 경쟁업체인 이마트·롯데마트와 다소 다르다.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오프라인 대형마트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두 업체가 이커머스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창고형 할인점을 적극적으로 출점하는 등 내수에 집중하는 반면에 홈플러스는 해외 무대로 눈을 돌리되 현지에 점포를 세우는 고비용 하드웨어 전략이 아닌 상품 소싱(Sourcing)에 초점을 둔 소프트웨어 전략으로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유통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는 외국계열의 테스코(TESCO)와 합작으로 시작됐으나 지난 2015년 MBK 그룹이 인수하면서 테스코와 결별했지만 기본적으로 글로벌 마켓에 관심이 많다”며 “이마트와 롯데마트도 해외에 공격적으로 출점했으나 중국의 경우 정치적인 이유로 사업을 철수하는 등 리스크가 컸다는 점을 고려해 ‘글로벌소싱’ 전략으로 위기를 돌파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은 해외 유통채널들과의 협약을 계기로 올해를 전 세계로 진출하는 ‘월드클래스 홈플러스’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임 사장은 “아시아에서는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EMD 가입을 시작으로 미국·동남아 등 다양한 국가에 글로벌 구매 채널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며 “고객에게는 고품질의 새로운 해외상품을 오직 홈플러스를 통해 가성비 높은 가격에 제공하고, 국내 중소협력업체에게는 해외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해주는 ‘플랫폼 컴퍼니’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parkse@shinailbo.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