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진 부모살해' 주범-공범, 서로 살해 책임 떠넘기기
'이희진 부모살해' 주범-공범, 서로 살해 책임 떠넘기기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9.03.22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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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공범, 국내 지인에 위챗 메시지 보내…억울함 호소
주범 피의자와 상반된 주장…경찰, 오늘도 주범 조사
'청담동 주식 부자' 이희진(33)씨의 부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피의자 김모(34)씨. (사진=연합뉴스)
'청담동 주식 부자' 이희진(33)씨의 부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피의자 김모(34)씨. (사진=연합뉴스)

'청담동 주식 부자' 이희진(33.수감중)씨의 부모살해 사건의 주범격 피의자와 중국인 공범이 서로 범행 책임을 떠넘기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앞서 검거된 주범격 피의자가 "제가 안 죽였다"라고 주장한데 이어 중국인 공범 1명도 "우리가 (살해) 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 사건의 공범 중국 동포 A(33)씨의 지인은 최근 A씨로부터 "우리는 하지 않았다. 억울하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중국판 카카오톡인 웨이신(微信·위챗)을 통해 연락을 취한 A씨는 "경호 일을 하는 줄 알고 갔다가 일이 벌어진 것"이라며 "생각지도 못한 사건이 발생해 황급히 중국으로 돌아왔다"고 해명했다.

A씨가 전한 내용이 정확히 무엇에 대한 것인지는 표현돼 있지 않으나, 행간으로 미뤄볼 때 '살인 행위'에 대한 것으로 추측된다.

또 A씨의 메시지에는 이씨 부모의 집에 대한 침입 경위도 담겼다. A씨는 경찰관을 사칭해 이씨 부모가 사는 집 안으로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A씨 등의 주변인 조사 과정에서도 최근 A씨로부터 이 같은 메시지가 온 사실을 파악했다.

A씨의 이 같은 메시지는 검거된 주범격 피의자 김모(34)씨가 해 온 진술과 배치된다.

앞서 김씨는 "A씨를 비롯한 공범들이 이 씨의 아버지를 둔기로 내려치고 이 씨 어머니의 목을 졸랐다"고 주장해 왔다.

지난 20일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출석을 위해 경기 안양동안경찰서에 출석할 당시에도 "제가 안 죽였다. 억울하다"라고 말한 바 있다.

양 측의 입장이 대립하는 가운데 A씨 등은 이미 중국으로 출국해 사실상 경찰의 수사망을 빠져나간 상태라 이들을 상대로 한 경위 조사는 불가능하다.

다만 경찰은 A씨의 메시지를 바탕으로 이번 사건의 미스테리들을 조금이나마 풀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경찰은 지난 21일 김씨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한 데 이어 이날 들어서는 오전부터 변호인 입회하에 김씨에 대한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 중이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