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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①] 푸른나무 청예단(청소년폭력예방재단) '끝나지 않는 전쟁'
[학교폭력①] 푸른나무 청예단(청소년폭력예방재단) '끝나지 않는 전쟁'
  • 이동희 기자
  • 승인 2019.03.21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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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학교폭력이 있나요?"  

새 학기를 맞을 때마다 학부모들은 노심초사한다. 사랑스런 우리 아이들이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떠돌지는 않는지, 또래 친구들에게 외면당하지는 않는지 걱정이 앞서기 때문이다. 신아일보는 지난 24년 동안 학교폭력 예방에 앞장 서 온 '푸른나무 청예단(청소년폭력예방재단)'과 공동기획으로 학교폭력 퇴치 운동을 진행한다. <편집자 주>

◇ 학교폭력 예방에 뛰어든 한 아버지의 긴 싸움

푸른나무 청소년폭력예방재단 창립식.(사진=청예단)
푸른나무 청예단(청소년폭력예방재단) 창립식. (사진=청예단)

1995년 6월 8일, 학교폭력에 시달리던 열여섯 살 소년이 목숨을 끊는 사건이 벌어졌다. 학교 선배들의 괴롭힘을 견디지 못한 소년은 방과 후 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 5층에서 몸을 던졌다. 당시 1층에 주차돼 있던 자동차 위로 떨어져 기적처럼 살아나지만 소년은 상처를 입은 몸을 이끌고 계단을 올라 재차 투신했다. 두 번째는 자동차 위가 아닌 차가운 시멘트 바닥이었다. 

푸른나무 청예단(청소년폭력예방재단) 설립자 김종기 명예이사장의 아들 고(故) 김대현 군의 이야기다.

소년의 죽음은 아버지의 인생을 통째로 바꿔놓았다. 대현군의 아버지는 ‘다시는 이런 불행한 일이 발생하지 않게 하겠다’는 일념으로 같은 해 11월 청소년폭력 예방재단을 설립하게 된다.  

당시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김 명예이사장에게 회사와 NGO단체 운영을 병행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에 좀 더 적극적이고 전문적으로 활동하기 위해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재단 운영에 매진하게 된다. 

운영 초반에는 직원들의 월급도 제대로 주지 못하는 열악한 상황이었지만 ‘제2의 대현이가 나와서는 안된다’, ‘우리가 아니면 할 수 없다’는 각오로 버텼다. 그는 힘들었던 지난 24년간의 세월을 ‘칼날위의 시간’이었다고 표현한다.

김 명예이사장은 "마음 속 깊이 패인 상처를 어루만지고 다독여 온 시간 24년, 그 상처에서 돋아난 희망을 바라보니 기쁘다"면서 "앞으로도 청예단은 모든 청소년들이 안전하고 행복하게 자라날 수 있도록 지키고 품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한다.

고(故) 김대현군에게 남긴 메세지들.(사진=청예단)
고(故) 김대현군에게 남긴 메세지들. (사진=청예단)

◇ 학교폭력 경험자 10명 中 9명…"도움의 손길 필요했다"

학교폭력을 경험한 학생 10명 가운데 9명은 피해 이후 아무런 조치 없이 그대로 방치되고 있다. 청예단이 지난해 말 전국 초등학교 2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 학생 6675명을 대상으로 학교폭력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결과는 참혹했다. ‘학교폭력 피해 이후 어떠한 도움을 받았느냐’는 질문에 무려 38.6%가 “아무런 도움도 없었다”고 답했고, 관계 회복과 화해의 필요성을 묻는 질문엔 90.8%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학교폭력 발생 이후 피해학생과 가해학생 간 관계 회복과 화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정작 학교에서는 도움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

◇ "혼자가 아니야"…청예단, '구원의 팔' 내밀다

6대 핵심 활동 소개. (자료=청예단)
6대 핵심 활동 소개. (자료=청예단)

청예단은 서울과 경기, 제주 등 전국 14개 지부를 통해 학교폭력 상담에서부터 교육, 캠페인까지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우선 학교폭력 상담전화 ‘1588-9128’(구원의 팔)을 통해 학교폭력으로 고통 받는 청소년과 부모, 교사에게 위기·심리상담, 학교폭력 발생 시 대처방법, 학교폭력 사안처리에 대한 고충 상담 등을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학교폭력 사후조치로 어려움을 겪는 전국 학생 및 보호자, 교사를 대상으로 '화해와 분쟁' 서비스도 지원한다.

청예단이 지난해 말까지 학교폭력과 관련한 상담수는 44만 건이며, 분쟁조정 건수도 3만7000에 달한다. 또 학교폭력 예방교육을 중심으로 문화예술, 체험, 문화, 교육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함께하는 뮤지컬’, ‘푸른가족 캠페인’ 동아리 지원사업을 총괄하며, 전국 174개의 동아리 및 지도교사, 멘토와 함께 학교폭력 예방에 앞장섰다.

청예단이 실시하고 있는 학교폭력 예방교육에는 60만 명에 달하는 학생들이 참여했으며, 5만여 명이 넘는 교사, 부모, 경찰관 등이 청예단 교육을 통해 '학교폭력 갈등·분쟁조정' 관련 자격증을 취득했다.
이밖에도 청예단은 지난 2001년부터 전국 17개 시·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교폭력 실태조사를 실시하는 한편, 학교폭력 예방 및 근절을 위한 제도적 마련을 위해 다양한 연구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미니 인터뷰] "피해자, 가해자 따로 있나…'화해와 용서'가 있을 뿐"

문용린 이사장.(사진=푸른나무청예단)
문용린 이사장.(사진=청예단)

"학교폭력에 있어 피해자와 가해자를 나눌 수는 없다. 피해를 입었다는 학생뿐만 아니라 가해를 행한 학생도 가정과 사회에서 피해를 경험한 적이 있을 뿐만 아니라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하기 위해 선도와 치유로 품어야 한다."

문용린 청예단 이사장은 학교폭력을 우리 사회에 실존하고 있는 일종의 '구름'이라고 표현하며 이같이 말했다. 

문 이사장은 "자유롭고 풍요로운 사회가 될 수록 청소년들의 행동 가능영역이 넓어져 다양한 형태로 폭력이 일어난다"면서 "해당 학생들이 심리적 불안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거나, 또 범죄자로 낙인 찍히는 일을 막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정부 정책만으로 이를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학교에는 국어·영어·수학을 가르치는 선생님은 존재할지 모르겠지만, 학교폭력을 담당하는 전문가는 우리나라 공공조직 어디에도 없다는 것이다. 

문 이사장은 "학교폭력이 극성을 부려 언론에 오르내리는 등 사회적으로 이슈화 되면 관심을 주는 단체들은 있지만 일시적일 뿐"이라며 "하지만 우리는 지난 24년간 오로지 학교폭력 예방 하나에만 중점을 두고 지속적으로 실천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앞으로도 정부에서 하지 못하는, 학교에서 손대기 어려운 일을 해 나가려고 한다. 그것이 청예단의 설립 목적이자 존재 이유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nic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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