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올해 기준금리 동결 예고… 긴축정책 9월 말 종료
美연준, 올해 기준금리 동결 예고… 긴축정책 9월 말 종료
  • 이혜현 기자
  • 승인 2019.03.21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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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0일(현지시간) 현행 2.25~2.50%인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올해 추가로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미 연준은 연내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없을 것이라는 연준 수뇌부의 의중을 시장에 전달했고, 시중의 막대한 달러 유동성을 흡수하는 양적 긴축(QT) 정책도 오는 9월 말까지만 하겠다고 스케줄을 명시했다.

이로써 미 연준은 양대 긴축카드를 모두 거둬들이는 모양새다.

이는 시장의 기대치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통화완화를 선호하는 비둘기파 조치로 해석된다.

특히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에 선을 그은 대목은 다소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조치다. 일각에서는 슈퍼 비둘기'로 급선회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연준은 점도표(dot plot)를 통해 연내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없을 것이라는 시그널을 보냈다.

점도표란 FOMC 위원 개개인의 금리 인상 스케줄을 분포도로 정리한 일종의 설문조사다. 연준 수뇌부의 머릿속을 들여다볼 수 있는 잣대로 꼽힌다.

일반적으로 FOMC 정례회의에 맞춰 3·6·9·12월 분기별로 공개된다.

지난해 12월에는 2019년 두 차례 인상 시나리오가 제시된 바 있다. 내년도 기준금리 인상횟수는 기존처럼 한차례로 예상됐다.

따라서 금리인상 기조 자체를 폐기한 것은 아니지만, 지난 2015년 12월부터 시작된 점진적인 금리인상 행보는 사실상 3년여만에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게 시장의 판단이다.

연준은 2015년 제로금리 정책 종료를 선언한 후 지금까지 9차례 금리를 인상했다. 지난해에는 무려 4차례 금리를 올렸다.

연준이 비둘기파 성향을 한층 강화한 것은 그만큼 경기둔화 우려가 그만큼 커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연준은 올해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2.3%에서 2.1%로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2.0%에서 1.9%로 낮춰 잡았다.

올해 미국의 금리 동결 전망에 대해 KB증권은 중장기적으로는 금리 인상 기조가 살아 있다고 진단했다.
 
김두언 연구원은 “현재 미국 경기에 나타난 역류 현상들을 고려해 금리 인상을 잠시 멈추지만 향후 경기가 개선되면 연준은 다시 한번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국내총생산(GDP) 기준 성장률 전망, 인플레이션 전망, 점도표 등의 하향 조정 속에서도 장기 전망은 이전 수준을 고수한 것을 그 근거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원은 “더욱 길게 가기 위한 연준의 행보는 통화정책 체계 변화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있어 향후 통화정책 체계 변화가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통화정책 체계 변화와 관련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양원 연설에서 기대 인플레이션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평균 인플레이션 목표제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가 시장 예상보다 완화적이라고 평가하며 관망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연준이 우리 통화정책에서 늘 고려사항이었는데 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줄었다”며 “한은이 아직 금리를 인하할 때가 아니다”라는 기존의 입장을 유지했다.

이 총재는 “다만 브렉시트, 미중 무역협상과 그에 따른 중국 경기 흐름 등을 늘 예의주시하면서 신중히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hyun1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