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차 ‘단물만 빨고’ 등 돌려
상하이차 ‘단물만 빨고’ 등 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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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1.11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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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 자동차가 중국 상하이 자동차에 매각 된지 불과 4년 만에 또다시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5900억원에 인수한 상하이는 쌍용차에 대해 법정 관리를 신청하고 일방적인 철수 결정을 내렸다.

이로써 1986년 출범해 7000여명의 종업원과 1000여개의 협력 업체들을 둔 쌍용차가 존폐의 기로에 서게 됐다.

미국 발 경제위기가 터진 이래 신성건설 부도에 이은 쌍용차의 파국은 우리 경제에 도산 사태를 불러올 수도 있는 대형악재라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주채권 은행인 산업은행은 그동안 상하이차가 먼저 쌍용차를 지원해야 한다.

입장을 밝혀왔다.

이에 대해 상하이차는 추가로 자금을 지원 하더라도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는 회사를 살리기에는 역부족 이라고 판단 한 것이다.

상하이차의 이번 결정에는 경영권을 포기 하더라도 손해 본 장사가 아니라는 계산도 깔려있다.

신차개발에 드는 비용을 통상 3000억원이라고 볼 때 상하이차는 신차 2대 개발비에 해당하는 6000억원 가량을 쌍용차 인수에 투입했다.

그러나 훨씬 가치 있는 SUV기반 기술을 획득하게 됐다.

상하이차는 인수 뒤 매년 3000억 원씩 1조2000억원을 연구 개발 등을 위해 지원하기로 했다.

약속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

자동차 기술 유출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지난 2004년 상하이차 경쟁자들은 물리치고 상용차를 손에 넣었을 당시부터 나왔다.

꺼림칙했던 예감이 현실로 드러난 셈이다.

지난해 SUV판매 급감으로 쌍용차가 심각한 위기에 처했는데도 상하이차가 지원책을 내놓지 않았던 것은 이미 법정 관리라는 수순까지 고려했기 때문이 아니냐는 의심을 살만하다.

이제 쌍용차는 기업개선 작업을 거쳐 새 주인을 찾거나 청산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다.

문제는 그 어느 쪽도 쉽지 안다는 점이다.

지금은 인수 희망자가 선뜻 나설 상항이 못 된다.

국내외 완성차 시장이 급격히 축소된 데다 쌍용차의 주력인 SUV가 시장에서 외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쌍용차의 뒤떨어진 품질과 디자인 경쟁력 인수뒤 대규모 구조조정 과정에서 예상되는 노조와의 충돌도 걸림돌이다.

그렇다고 법원이 청산이라는 극약처방을 하기도 어렵다.

평택 완성차 공장 등 쌍용차 직원은 7100여명이지만 1.2.3차 협력업체까지 합하면 수십만 명이 쌍용차에 연관돼 생계를 꾸리고 있는 게 현실이다.

현 단계에서는 우리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최소화 하는 방향으로 치밀한 후속 조치를 모색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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