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포항지진, 자연지진 양상 보인점 변함없다"
기상청 "포항지진, 자연지진 양상 보인점 변함없다"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9.03.20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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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열발전에 의해 촉발됐더라도, 자연지진 양상보여"
2017년 11월15일 발생한 경북 포항지진 모습. (사진=연합뉴스)
2017년 11월15일 발생한 경북 포항지진 모습. (사진=연합뉴스)

포항 지진이 인근 지열(地熱)발전소에 의해 유발된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온 가운데, 기상청이 여전히 포항 지진을 자연지진 양상을 보였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20일 기상청에 따르면 인공지진과 자연지진은 P파, S파 등 지진파가 다르게 나타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자연 지진의 경우 P파 이후 S파의 진폭이 큰데, 인공 지진은 P파의 진폭이 굉장히 크고 S파는 작게 나타난다.

또 인공지진은 발생 깊이가 지표면에서 가깝고 공중에서 폭발음 음파가 잡힌다는 점에서도 자연지진과 뚜렷하게 구별된다.

이런 방면을 토대로 생각했을 때 포항 지진은 자연지진의 양상을 띠었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 기상청의 분석이다.

당시 포항 지진이 지열발전에 의해 촉발됐더라도, 시간이 흐르며 단층이 움직여 자연지진이 발생했다는 원리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지열발전소에 지열정을 굴착할 때 이수(mud)가 누출됐고, 유체(물)를 주입할 때 압력이 발생해 포항 지진 단층면 상에서 규모 2.0 미만의 미소지진을 일으켰다.

이 미소지진의 영향으로 시간이 지나며 단층 움직임으로 인해 규모 5.4의 본진으로까지 이어졌다.

따라서 인간의 활동으로 촉발됐다는 점에서는 인공지진이지만, 인위적인 폭발이 아니라는 점에서는 자연지진 특성을 띠고 있다는 것이 기상청의 판단이다.

우남철 기상청 지진 분석관은 "오늘 포항 지진 정부 조사연구단의 발표 내용을 존중한다"면서도 "기상청 입장에서는 자연지진의 양상을 보였다는 점은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2017년 11월 포항에서는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지진 중 2016년 9월 경북 경주 지진(규모 5.8)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컸던 지진이다.

이와 관련 대한지질학회는 "포항지진은 자연지진은 아니다"라며 "인근 지열발전 실험이 촉발한 것"이라는 조사 결과를 이날 공식 발표했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