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노조, 지명·옥외파업으로 투쟁 확산…갈등 깊어져
르노삼성 노조, 지명·옥외파업으로 투쟁 확산…갈등 깊어져
  • 이성은 기자
  • 승인 2019.03.20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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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옥외파업 진행 등 투쟁 강화 나서…노조 “전 조합원 참석해”
사측 “무리한 요구 조건 고수” vs 노조 “교섭 문 열려 있어”
부분 파업으로 작업이 멈춰있는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모습. (사진=르노삼성자동차)
부분 파업으로 작업이 멈춰있는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모습. (사진=르노삼성자동차)

최장 기간 부분 파업을 벌여온 르노삼성자동차 노동조합이 지명·옥외파업 등 파업의 방법을 다양화하기로 한 가운데, 노사 간 대립각은 골이 깊어질 전망이다.

르노삼성 노조는 20일부터 오는 22일까지 작업 구역별로 지명파업을 벌이기로 했다. 지명파업은 노조에서 지명한 작업자나 작업 공정별로 순환하며 파업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또 노조는 오는 25일에는 옥외파업을 진행하면서 파업의 강도를 높일 계획이다. 노조는 그동안 주간과 야간에 각각 4시간씩 하루 8시간 부분파업을 벌여왔다. 앞서 노조는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11일까지를 기준으로 44차례, 총 168시간 동안 부분파업을 벌였다.

노조 관계자는 “그동안 사내에서 부분파업을 진행했지만 회사 밖에서 진행하는 파업은 처음이다”며 “회사 근처에서 파업을 진행할 계획이며 파업 지침을 내리면 전 조합원이 참석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노사는 지난 8일까지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협상을 벌여왔지만 타결점을 찾지 못하고 결렬된 바 있다.

특히 지난 8일은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 사장이 당시까지 협상이 마무리 돼야 향후 신차 배정과 물량확보가 가능하다고 밝힌 시점이었다.

르노삼성은 오는 9월 생산 종료 예정인 닛산 ‘로그’의 후속 수출 물량 배정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노조와 협상을 진행해 왔다.

해당 차종의 수출 물량은 지난해 기준 르노삼성 부산공장 전체 생산량 21만5809대 가운데 절반 수준인 10만7245대를 차지하고 있어 임단협 협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공장 가동률 하락에 따른 피해가 적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재 노사는 서로 입장차를 보이며 추후 협상 기일조차 정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노사가 서로 신뢰를 잃어가고 있어 임단협 합의는 불투명한 상태다.

노조 관계자는 “노조 측에서는 (사측에) 공문을 보내고 교섭을 하자고 요청을 했지만 사측은 아직까지 묵묵부답”이라며 “(사측이) 성실한 자세로 교섭을 하지 않는 상태이고 노조는 계속 사측에 교섭의 문이 열려 있다고 통보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측은 신차 배정을 이달에 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하지만 아직까지 언급을 하지 않고 있어서 사측이 진짜 물량을 주지 않을 목적인지, 고용을 흔들려고 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르노삼성 사측 관계자는 “지난 8일까지 집중협상 기간 동안 많은 얘기가 오갔고 노조가 요구한 부분을 회사가 많이 양보했다”며 “노조는 처음에는 기본급 인상만 얘기해 오다 협상 막판에는 전환 배치 등에 대한 인사 경영권 부분을 협의에서 합의로 바꾸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오는 9월에 종료되는 닛산 로그가 차지하던 생산 물량 수준을 유지하는 다른 모델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사실상 9월이 지나 바로 이어서 물량을 채우긴 어려워져서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는데 공백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노조에서 무리한 요구 조건을 고수하는 상황에서는 지금 바로 협상 테이블을 여는 게 큰 의미가 없다”며 “쉽지 않은 상황인 건 맞다”고 밝혔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