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 패스트트랙 찬반 갈등 격화… '사퇴·징계' 까지 거론
바른미래, 패스트트랙 찬반 갈등 격화… '사퇴·징계' 까지 거론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9.03.20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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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영, '원내대표직 사퇴' 배수진… 반대파 '징계'로 맞서
유승민 "결국 숫자로 하는 것… 다수 의견인지 확인 안돼"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이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 추진 관련 긴급 의원총회에서 나오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이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 추진 관련 긴급 의원총회에서 나오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바른미래당이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추진을놓고 찬성파와 반대파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20일 긴급 의원총회를 개최하고 패스트트랙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의총에는 총 29명의 의원 중 당 활동을 하지 않는 박선숙·박주현·이상돈·장정숙 의원 4명과 개인 사정으로 불참한 박주선 의원을 제외하고 24명이 참석했다.

바른정당계 좌장으로 그동안 당 행사에는 참석하지 않았던 유승민 전 대표가 참석했으며 이준석 최고위원 등 지도부에 속한 원외 인사들도 참석했다.

이날 의총에서는 오전 내내 격론이 벌어졌다.

김관영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당내 다수인 국민의당 출신 의원들의 의견을 토대로 패스트트랙 강행 의사를 밝혔고,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을 중심으로 패스트트랙 추진에 대한 강한 반발이 이어졌다.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 손학규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에 패스트트랙을 철회하라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김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 추인을 받지 못하면 원내대표직을 사임하겠다'며 배수진을 치고 나섰으며 반대파 의원들은 '해당 행위를 한 김 원내대표를 징계해야 한다'고 맞섰다.

유승민 전 대표는 의총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선거법은 게임의 규칙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끝까지 최종합의를 통했던 게 국회 오랜 전통이었는데 패스트트랙은 결국 숫자로 하자는 것"이라며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는 것이) 다수 의견인지 확인이 안됐다"면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중로 의원은 "저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자체가 싫다"며 "당내 의원 절반 정도의 찬성을 갖고 당론이라고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언주 의원은 김관영 원내대표를 향해 "(추인이) 안 되면 사퇴해야 되지 않느냐"며 "(당론 채택 여부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일부 의원들은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동조에 반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더해지면서 패스트트랙 지정 여부를 당론으로 결정해야한다는 의견에도 힘이 실렸다.

다만 당론으로 정할 경우 의원수 3분의2가 찬성해야 하는데, 현재로선 이를 충족시키기 어려워 보인다.

일각에서는 창당 때부터 잦은 충돌을 보여왔던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출신 간의 해묵은 갈등이 패스트트랙을 계기로 폭발한 게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는다.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