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 가격하락 올 여름까지 이어지나
돼지고기 가격하락 올 여름까지 이어지나
  • 박성은 기자
  • 승인 2019.03.2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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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 가격 최근 4년간 제일 낮고
도매價 평년보다 20% 이상 떨어져
사육마릿수 늘어 8월까지 하락 전망
농협, 수매비축 차원 300억원 투입
돼지고기 가격하락이 지속되면서 양돈농가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 모 대형마트에서 돼지고기를 판매하는 모습. (사진=박성은 기자)
돼지고기 가격하락이 지속되면서 양돈농가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 모 대형마트에서 돼지고기를 판매하는 모습. (사진=박성은 기자)

돼지고기 가격이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이달 초 ‘삼겹살데이(3월 3일)’를 전후해 삼겹살 등 돼지고기 소비촉진을 위한 판촉행사가 활발히 마련됐지만 가격은 예년과 비교해 여전히 하락세다. 더욱이 당분간 사육마릿수 증가에 따른 생산량 확대가 예상돼 양돈농가의 어려움은 지속될 전망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19일 기준 삼겹살(국산냉장·중품) 100g 가격은 1703원으로 평년 때인 1887원과 비교해 10% 정도 낮게 형성됐다.

최근 4년간 삼겹살의 월간 평균가격을 살펴보면 2016년 3월 1808원, 2017년 3월 1929원, 2018년 1816원 등 1800~1900원대에 형성됐으나 이달의 경우 19일까지 평균 1664원으로 크게는 13.7%의 하락폭을 나타내고 있다.

돼지고기 도매가격으로 상황을 넓혀보면 격차는 더욱 크다. (사)대한한돈협회와 농협중앙회 등이 최근 발표한 돼지고기 가격 지표를 종합해보면 2월 돼지 평균 도매가격(탕박 기준)은 ㎏당 3143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144원보다 23.6% 하락했고, 지난해 전체 평균가격 4296원보다 26.8% 떨어졌다. 탕박은 껍질이 붙어있는 도축된 돼지를 말한다. 

이달 평균 도매가격은 3300~3500원선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평년 동월 4281원과 비교해 20% 가까이 하락한 수준이다.

돼지고기 가격회복은 당분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육마릿수가 증가하면서 생산량이 확대되고, 수입량 역시 늘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에 따르면 3월 돼지 사육 마릿수는 1130~1150만 마리로 예상되면서 등급판정 마릿수 역시 전년 동월보다 많은 148만~152만 마리로 전망된다. 수입량도 미국·EU 등 주요 수출국의 가격하락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늘어난 5만2000t 내외로 예상된다.

KREI 관계자는 “올 4~8월까지 사육마릿수가 꾸준히 늘면서 등급판정 마릿수 예상치 역시 전년 동기보다 2.0% 증가한 693만 마리로 여름까지 돼지 도매가격은 지난해보다 하락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돼지고기 가격 하락이 장기화되면서 양돈농가들의 손실도 불어나고 있다. 홍문표 자유한국당 의원이 내놓은 돼지가격 동향자료에서 지난달 기준 115㎏ 돼지 기준 출하 평균가격은 27만1000원이나 양돈농가가 돼지 한 마리를 키우는 생산비용은 36만7000원으로 출하할 때마다 8~9만원씩 적자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농협 등 농업 관계기관은 양돈농가가 겪고 있는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돼지고기 수급안정과 소비촉진에 나서고 있다. 농협은 돼지가격 안정을 위해 이달 중에 3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성해 양돈농협·지역축협과 함께 30만두 가량의 돼지 구매·비축사업을 하고, 농촌진흥청은 20일 본청 다산홀과 소속기관 8개 식당에서 돼지고기 판매와 시식회를 열어 1t 가량의 돼지고기를 소비하는 행사를 개최했다.

농협 축산지원부 관계자는 “양돈농협과 함께 돼지고기 수급안정을 위한 기금 조성과 함께 예산을 추가 편성해 소비촉진 행사를 꾸준히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