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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지진 원인 '지열발전소'가 촉발"
"포항지진 원인 '지열발전소'가 촉발"
  • 박고은·배달형 기자
  • 승인 2019.03.20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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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연구단 공식 발표…"지열발전 물 주입이 단층대 활성화"
2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대한지질학회 주최로 열린 '포항지진과 지열발전의 연관성에 관한 정부조사연구단 결과발표 기자회견' 모습. (사진=배달형 기자)
2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대한지질학회 주최로 열린 '포항지진과 지열발전의 연관성에 관한 정부조사연구단 결과발표 기자회견' 모습. (사진=배달형 기자)

지난 2017년 11월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의 지진 원인은 인근 지열(地熱)발전소에 의해 유발된 것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대한지질학회는 20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포항지진 정부조사연구단의 이런 조사 결과를 공식 발표했다.

포항지진은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지진 중에서는 2016년 9월 경북 경주에서 일어난 규모 5.8 지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컸던 지진이다.

연구단장인 이강근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포항지진은 자연지진은 아니다"라며 "인근 지열발전 실험이 촉발한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연구단의 해외조사위원으로 참여한 쉐민 게 미국 콜로라도대학 교수도 "포항지열발전소에서 5번의 자극이 주어진 것으로 확인됐다"며 "지열발전을 위해 지하정에 고압의 물을 주입하는 과정에서 알려지지 않은 단층대를 활성화해 포항지진 본진을 촉발했다"고 설명했다.

해외조사위는 포항지진과 지열발전의 연관성을 분석하기 위해 포항지진 발생지 주변의 지열정(PX1, PX2) 주변에서 이워진 활동과 그 영향 등을 자체 분석했다.

쉐민 게 교수는 "물 주입 이전에 있던 지하 단층들이 물 주입 이후 활성화된 흔적을 찾았다"며 "단층기하학과 응력의 방향 등을 종합해 해석하면 결론은 물 주입에 의해 촉발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열발전은 수 ㎞ 지하에 물을 주입해 뜨거운 지열로 데우고, 이때 발생한 수증기를 다른 구멍으로 빼내 발전기 터빈을 돌려 전력을 생산한다.

4∼5㎞ 정도로 땅을 깊게 파는데다 지하에 물을 주입하고 빼내는 과정이 있어, 지반을 약하시키고 단층에 지진을 일으키는 응력을 추가할 수 있다는 게 조사단의 설명이다.

지금까지 포항 지진의 원인을 두고 학계에서는 인근 지열발전소에 의한 '촉발 지진'이라는 의견과 '자연 지진'이라는 의견이 대립해왔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4월 이진한 고려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 등은 '포항 지진은 지열발전을 위한 물 주입으로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를 통해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는 포항 지진과 지열발전의 상관관계를 조사하기 위해 국내·외 전문가로 구성된 '포항지진 정부조사연구단'을 작년 3월 구성해 지금까지 약 1년간 정밀조사를 진행해 왔다.

한편 이날 포항 지진이 지열발전에 의해 발생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포항 시민들이 정부를 상대로 낸 소송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포항 시민들은 '포항지진범시민대책본부'를 결성, 지열발전을 주관하고 예산을 지원한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gooeun_p@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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