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말을 할까? 누구나 말을 하며 살아가지만 그리 쉽지 않은 질문이다. 우리는 일상에서 많은 말을 하며 살아 가지만 제대로 말을 할수 없을 때가 많다. 그럴 때는 마음 한구석이 답답하다 못해 암울해 진다.
국내 공공기관과 민간사업체 직원 100명 중 8명이 직장 내 성희롱을 겪은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10명 중 8명은 성희롱을 당하고도 특별한 대처(말) 없이 참고 넘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가족부가 지난해 4월6일부터 12월27일까지 전국 공공기관 400곳과 민간사업체 1200곳의 직원 9304명, 성희롱 방지업무 담당자 1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8년 성희롱 실태조사 결과’에서 이같이 드러났다.
일반 직원 가운데 지난 3년간 직장에 다니는 동안 한 번이라도 성희롱 피해를 경험한 사람은 전체 응답자의 8.1%였다. 상대적으로 여성·저연령층·비정규직이 성희롱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리 사회에서 아직도 성희롱 악습이 사라지지 않고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씁쓸한 느낌이다. 정말 우리사회에서 성희롱을 결코 근절될수 없는 것일까. 일부 남성들은 성희롱이나 성적 농담에 대해 유머나 친밀감의 표시라면서 ‘어디까지가 성희롱이냐’고 반문한다. 그러나 성희롱을 당하는 여성이 자신의 가족이라고 생각한다면 이처럼 쉽게 행동 할수 있는 지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한다.
성희롱 유형도 ‘외모에 대한 성적 비유나 평가’, ‘음담패설 및 성적 농담' 등이 다수다.
사불급설(駟不及舌)이란 말이 있다. 논어 안연(顔淵) 편에 나오는 이 말은 네 마리 말이 끄는 마차라도 빠른 혀를 당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외모에 대한 성적 비유나 평가 등 저속한 말을 한번 뱉어내면 너무 빨리 퍼져 취소할 수 없다는 것을 강조할 때 쓰는 말로 이런 말로 인해 입은 상처는 칼에 맞은 상처보다 더 아프다, 결코 있어서는 안될 일이고 있어서도 안될 일이다.
여기에다 성희롱 행위자는 대부분 남성이었고, 직급은 주로 상급자였고 피해자 대부분은 참고 넘어간다.
그렇다면 왜 많은 피해자들이 참고 넘어갈 수 밖에 없었을까. 왜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고 생각했을까 반문해 보아야 한다. 여기에는 우리사회의 성의식을 포함한 직장내 문화, 그리고 우리사회의 권력구조상 여성에 대한 잘못된 시각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직장이라는 조직은 상하 지위 체계가 분명한 구조이다. 권력의 상층과 그 상층의 지시를 따를 수 밖에 없는 하층이 분명히 존재한다. 업무와 관계없는 상관의 행동도 직장문화라는 허울 좋은 명분으로 넘어간다.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신체적 접촉에 직원간 친목 도모 핑계를 대면서 항의하는 직원에게는 사회생활을 잘 하지 못하는 성격의 소유자라는 딱지를 붙인다. 이같은 행위로 인한 심리적 스트레스를 견디다 못해 퇴사한다는 것도 문제가 아닐수 없다.
남자와 여자는 전혀 다른 성격을 지닌 사람들이다. 서로를 잘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사실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 상당수 있다. 특히 성적인 문제에 관한 한 아마도 서로 상당한 오해가 있을 것이다. 직장 내 성희롱 문제가 해결하기 어려운 것은 이 때문이다. 남자들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가벼운 성적인 농담이 여자 앞에서는 성희롱, 성적 모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나 존중이 없는데 사랑이 있을 리가 없다. 서로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상호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우리 모두 상대의 인권에 대한 감수성을 높이는데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