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방송시장 M&A 급물살…김상조 "3년 전과 달라"
유료방송시장 M&A 급물살…김상조 "3년 전과 달라"
  • 나원재 기자
  • 승인 2019.03.18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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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환경에 맞춘 변화 언급…LGU+·CJ헬로 M&A '청신호'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1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제19차 국제경쟁회의에서 토론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1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제19차 국제경쟁회의에서 토론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동통신사와 케이블TV(SO)의 인수·합병(M&A)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관계당국은 앞서 독·과점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이유로 기업의 M&A를 반대했지만, 최근 시장 환경이 달라진 만큼 그에 맞는 판단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 지분 인수에 필요한 인허가신청서를 제출한 가운데,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 이슈에 청신호가 켜진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일각에선 미디어의 공정성과 지역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터넷TV(IPTV)와 SO 등 유료방송시장의 재편을 바라보는 관계당국의 시선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유럽 출장 동행기자단과 만나 LG유플러스-CJ헬로의 결합 심사에 대해 “3년 전과는 상황이 분명히 달라졌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방송통신위원회의 평가·판단이 공정위가 시장 획정 때 중요한 참고자료가 될 것”이라며 “방통위가 (유료방송)의 전국적인 시장 상황을 강조한다면 기업결함 심사 시 시장 획정 때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장 획정은 기업결합 시 경쟁제한을 심사하기 위해 시장의 범위를 결정하는 일이다.

방통위는 최근 ‘2018년 방송시장 경쟁상황평가’에 기존 권역 단위 시장 획정뿐만 아니라 전국 단위 시장 획정을 병행했다.

전국 78개 방송권역별 평가가 IPTV 활성화 등 유료방송이 전국 단위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는 현상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 2016년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이 합병하면 CJ의 23개 권역 중 21개에서 독과점으로 인한 요금인상이 우려되고 결국 피해는 소비자에게 간다는 이유로 합병을 불허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해외 상황(넷플릭스)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Over The Top) 산업 등 시장에 여러 가지 변화가 있던 것은 분명하다”며 “방통위가 전국적 시장 상황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을 공정위로서도 존중할 수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김 위원장은 또 3년 전 오랜 결합 심사가 기업 리스크로 이어졌다는 지적과 관련해 “가능한 빨리 판단하도록 노력하겠다”며 “경쟁당국은 불확실성을 키우는 것을 원칙적으로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계당국이 LG유플러스와 CJ헬로의 M&A에 힘을 실어준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김 위원장은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과 이러한 사안에 대해 여러 차례 의견을 나누면서 두 기관 사이에 직·간접적인 소통이 있었다”며 “다만 판단은 기관이 법에서 정한 기준으로 자율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발언은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결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IPTV와 SO의 M&A에 대해 SO의 지역성과 미디어의 다양성이 훼손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관계자는 “SO는 지역가치와 지역성 구현을 위해 나름 많은 투자를 해왔고 인프라 구성이 완비됐다”며 “전국 사업자인 IPTV의 SO 인수가 케이블산업이 그동안 노력해온 지역성을 훼손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M&A를 통해 유료방송 시장이 통신시장과 같이 3강 형태로 재편될 경우, 공정경쟁과 다양성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를 고민해야한다”고 강조했다.

nwj@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