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승리가 소속돼 있던 그룹 빅뱅의 인기곡 중 하나인 ‘LOSER’의 가사 일부다. 2015년 발표된 곡으로 꽤나 오랫동안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며 초등학생 저학년들도 떼창을 하는 노래이기도 하다.
초등학교 신입생인 1학년 아이들이 이 노래를 단체로 부르는 모습을 보고 자극적인 가사에 인상을 찌푸렸던 적이 있다. 그런데 이제와 곱씹어보니 가사가 참 와닿는다.
몇달 전 불거진 클럽 버닝썬 폭행의 여파가 어마어마하다. 처음 사건이 불거졌을 때만해도 승리가 운영하는 클럽에서 발생한 사건이기에 승리의 도의적인 책임을 운운하는 정도였을 뿐 누구도 지금의 사태를 예견하지는 못했었다. 하지만 최근의 뉴스를 보면 정말 영화보다 더 영화스럽다.
성상납, 마약, 몰카 촬영 및 유포, 음주운전에 경찰유착까지 그들의 범죄는 날로 추악해졌고 깊어져갔다. 무서울 정도로 놀라운 사건, 현재 벌어지는 일들을 표현하기에는 이도 부족하다. 온갖 예능에서 활약하는 유명가수들의 일탈로 보기에는 사안이 너무 큰 것이다. 그들의 표현대로 ‘살인만 안 했지 구속감’인 상황이다.
이들의 단톡방에는 세상에 알려지면 큰일날법한 일들이 무수히 존재하고 있었다. 많은 여성과의 성관계 동영상을 찍어서 자기들끼리 돌려보는 행위, 그 여성을 상품화하는 언행 등 잘못된 성(性) 인식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그들이 아이돌이라는 가면을 쓰고 뒤로 추악한 범죄자가 되어 갈 동안 묵인했던 어른들은 누구일까? 공무원, 그것도 ‘국민의 지팡이’라는 경찰이 그들의 ‘빽’이었다는 사실이 개탄스러울 뿐이다.
현재 가장 큰 논란이 되고 있는 ‘경찰총장’에 대해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 단톡방에서 경찰총장이라는 단어가 언급된다. 경찰청장이나 검찰총장은 있어도 경찰총장은 없다. 이 수사가 더디다고 국민들이 울분을 터뜨리고 있는 가운데 유독 ‘경찰총장’은 총경급 인사라는 결과는 빨리 나왔다. 이에 ‘꼬리 자르기’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는 것이다.
이번 사건은 경찰, 검찰의 조사를 넘어 특검으로 번져야 한다. ‘버닝썬 게이트’는 어쩌면 지금까지의 어떠한 게이트보다도 역대급일지 모른다는 의혹이 앞서기 때문이다.
또한 사건의 초점을 어디에 둘지도 정확히 해야 할 것이다. 매일같이 새로운 뉴스가 터지는 가운데 불거지는 연예인 한명 한명에 초점을 둘 것이 아니라 연예계가 썩을 대로 썩어버린 고인 우물이 될 때까지 방관했던 ‘검은 그림자’인 어른들을 찾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사건의 중심에 있는 승리가 이렇게 될 때까지 그의 소속사는 개인의 사생활이라 정말 전혀 몰랐을까? 유독 많았던 마약범죄, 유독 너그러웠던 경찰 대처. 그 소속사와 경찰의 연결고리는 아니었는지 의심이 드는 것은 필자뿐인가, 아니면 합리적인 의심인가.
보이지는 않지만 이 사건 뒤에 거대한 검은 그림자가 있을 것이라는 국민들의 의혹을 씻어내려면 끝까지 추적해 비리의 뿌리를 발본색원해야 한다.
대한민국 아이돌의 명성을 하루아침에 짓밟아놓은 그들의 이면을 낱낱이 파헤쳐 두 번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