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號 100일’ 경제활력으로 중심이동…현장 소통 강화
‘홍남기號 100일’ 경제활력으로 중심이동…현장 소통 강화
  • 이혜현 기자
  • 승인 2019.03.17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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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오는 19일 취임 100일째를 맞는다.

현장과의 소통 강화, 정책 신뢰 회복 등을 강조하며 문재인 정부의 두 번째 경제 사령탑으로 나선 홍 부총리는 정책의 무게 중심을 경제활력과 혁신성장 쪽으로 돌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수출이 3개월 연속 감소하고, 올해 성장률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는 등 먹구름이 드리운 상황이며 구조 개혁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홍 부총리가 취임식 때 밝힌 대로 “성과를 내서 체감하는 변화”를 달성하려면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많으며 그의 리더십이 본격적으로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홍 부총리를 중심으로 하는 2기 경제팀이 그간 역점을 둔 분야로는 정책 보완, 혁신, 경제 활력 등을 꼽을 수 있다.

1기 경제팀은 분배·복지 등의 메시지에 방점을 찍었고 노동시간 단축·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등으로 기업의 활동을 위축시킨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홍 부총리는 시장의 비판을 수용해 정책을 수정·보완하려고 애썼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저임금 인상 속도 조절을 위해 결정구조 개편을 추진한 것이 대표적이다.

홍 부총리는 취임 전부터 최저임금 결정 방식 개편을 공언했고 구간설정위원회와 결정위원회로 결정구조를 이원화하는 방안이 최근 마련됐다.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에 앞서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약속은 일단 지킨 셈이다.

다만 노사의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영역이라서 양쪽 모두 이에 만족하지는 못하고 있으며 정부 안에 대한 논쟁도 이어지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그간 홍 부총리의 행보에 관해 “방향성을 가지고 나가려고 했고 정책 수정을 위해서 노력한 부분이 있다”고 평가했다.

혁신성장 정책도 꽤 앞으로 나갔다.

기업이 새로운 제품과 기술을 신속히 내놓을 수 있도록 불합리한 규제를 면제하거나 유예하는 규제 샌드박스가 속속 적용되고 있다.

지난달 11일 도심 수소차 충전소를 규제 샌드박스 1호로 결정한 이후 17일 현재까지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관 업무 중 17건이 규제 샌드박스 심사를 통과했다.

정부는 올해 안에 중소벤처기업부, 금융위원회까지 포함해 4개 부처에서 100건의 규제 샌드박스 승인 사례를 만들 계획이다.

거시 경제 지표 관리가 홍 부총리에게는 숙제다.

우선 수출이 2월까지 3개월 연속 전년 동월보다 감소하는 등 비상이 걸렸다. 특히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부진이 심상치 않다. 관세청이 잠정 집계한 이달 1∼10일 수출실적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19.1% 감소했고 반도체 수출은 29.7%나 줄었다.

정부는 대출·보증 등 무역금융을 확대하는 등 대책을 내놓았지만 글로벌 경기 하강에 따른 조정의 충격을 막을 수 있는 특효약이 될지는 미지수다.

경기 지표도 좋지 않다. 현재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올해 1월에 전월보다 0.1포인트 하락해 10개월 연속 떨어졌다.

생산·투자·소비를 나타내는 지표가 1월에 모처럼 동반 상승했으나 설 명절 특수로 인한 효과라서 2월 지표가 불안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약 9조원 수준의 추경예산을 편성해야 올해 정부가 목표한 성장률(2.6∼2.7%)을 달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사실상 성장률 전망을 낮춘 것과 비슷한 판단인 셈이다. 고용은 지난달 취업자가 1년 전보다 26만3000명 늘어 1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일자리 상황이 근본적으로 개선하지 않으면 이런 대응이 효과도 제한적일 것으로 우려된다.

홍 부총리의 가장 큰 장점은 소통이다.

그는 취임 직후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중소중견기업, 대기업의 기업인들을 가장 많이 만나는 부총리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는데 실제로 거의 매주 현장을 방문해 경제활동에 관여하는 각계의 이야기를 귀담아듣는 등 적극적으로 소통했다.

홍 부총리는 후보자 시절 2주에 한 차례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고 문 대통령이 이를 수용해 현안에 관한 정부 내 소통의 기회로 활용되고 있다. 홍 부총리는 정책을 발표하면 후속 처리 과정을 상당히 꼼꼼하게 챙기고 현안에 관해 실무자와 같이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홍 부총리는 정책을 구체화해서 대책으로 발표하고 나면 실행 계획 담당자를 지정해서 점검하는 등 실천을 중시하는 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hyun1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