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정준영→용준형→다음은?…'버닝썬 게이트' 끝이 없다
승리→정준영→용준형→다음은?…'버닝썬 게이트' 끝이 없다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9.03.14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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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클럽 ‘버닝썬’을 둘러싼 파장이 “끝이 없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이쯤되면 게이트라는 소리가 붙어도 이상하지 않다.

클럽 내 폭행 사건에서 시작된 논란은 사건 마약투약 및 경찰·업주의 유착·클럽 내 성범죄 의혹까지 번지며 각종 사회문제의 온상으로 자리 잡았다.

이어서 파장은 빅뱅 멤버 승리에 이어 가수 정준영, 하이라이트 멤버 용준형 등 연예계까지 옮겨붙으며 여전히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 시발점은 ‘버닝썬 폭행 사건’…유착·마약 유통 ‘덜미’

현 상황의 발단은 지난해 11월24일 버닝썬에 손님으로 방문한 김모씨와 클럽 버닝썬의 보안요원 간 폭행 사건이었다.

김씨는 클럽 관계자들에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면서 오히려 경찰이 피해자인 자신을 체포했다고 주장했다. 클럽과 경찰과의 유착 의혹이 시작된 것이다.

파문이 확산되자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강남서를 ‘버닝썬’과 관련한 모든 수사에서 배제한 뒤 본격적으로 클럽에 대한 조사를 확대했다.

그러자 버닝썬에 숨어 있던 문제들이 하나하나 수면 위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버닝썬에서 근무했던 직원들은 클럽의 ‘비리’를 잇따라 증언했다.

가장 큰 문제는 ‘마약 유통’이었다. 버닝썬 관계자로부터 클럽 내에서 남성들이 여성에게 몰래 물뽕(GHB)을 먹이고 강제 성추행한다는 폭로가 나온 것.

물뽕 논란은 일반 마약류 유통 의혹으로 번졌다. 버닝썬에서 여러 마약이 공공연하게 유통된 정황들이 이후 경찰 수사를 통해 드러났다.

여기서 ‘애나’라는 중국인 여성이 핵심 마약 유통책으로 지목됐다. 클럽 MD인 애나는 중국인 큰손들을 유치하기 위해 가루 형태의 마약을 유통한 것으로 의심된다.

경찰은 버닝썬에서 불거진 클럽-경찰 유착, 마약 등을 둘러싼 조사를 전면 확대해 진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 클럽 아레나도 수사를 받고 있다.

◇ 버닝썬 사내이사 승리의 추락…성접대·해피벌룬 의혹

버닝썬 사태가 점점 거세지자 클럽의 사내이사로 등재됐었던 승리를 향한 의심도 커져갔다.

그러던 중 지난 2월26일 SBS funE의 한 기자는 이른바 ‘승리 카톡’을 공개하며 ‘승리 성 접대 의혹’을 제기했다.

공개된 카톡은 승리를 비롯한 총 8명이 참여하고 있는 대화방으로, 지난 2015년 12월 중국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성 접대를 지시하는 듯 한 내용이 담겼다.

특히 이 대화방에 승리와 설립을 준비 중이던 투자업체 유리홀딩스의 유모 대표 등이 있었고, 클럽 아레나를 로비의 장소로 사용했다고 적혀 논란이 커졌다.

이어 바로 다음날인 2월27일에는 중앙일보가 승리가 베트남에서 환각물질로 분류된 ‘해피벌룬’을 흡입했다는 보도를 내놨다.

잇따라 터진 의혹으로 여론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자 경찰은 2월27일 승리를 불렀다. 경찰 조사에서 승리는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 전반을 부인했다. 마약 검사는 음성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여론의 눈총은 갈수록 사나워졌다. 결국 승리는 SNS 계정을 통해 “YG엔터테인먼트와 빅뱅 명예를 위해서라도 나는 여기까지인 것 같다”며 은퇴를 선언했다.

◇ 승리는 시작일 뿐…나비효과에 ‘게이트’ 등장

승리의 은퇴에도 사태는 가라앉을 기미가 없었다. 승리의 성접대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여러 연예인들의 ‘민낯’이 속속히 드러났다.

최악은 가수 정준영이었다. 지난 11일 SBS 8뉴스는 ‘승리 카톡’에 참여했던 정준영이 상습적으로 성관계 불법 촬영 및 유통을 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정준영은 2015년 말부터 10개월 이상 지인들과 불법 촬영한 ‘몰카’ 동영상을 공유했다.

보도가 나오자 촬영을 위해 미국 로스엔젤레스에 있었던 정준영은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일정을 중단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정준영이 경찰조사를 받기 전 SBS가 더욱 충격적인 내용의 2차 보도를 내놨다.

이는 2016년 1월 정준영은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온라인 다 같이 만나서 스트립바 가서 차에서 강간하자”라는 글을 올렸다는 내용이었다.

또 공개된 대화 내용을 통해 정준영과 지인들이 일상적으로 성범죄를 벌였고, 또한 영상을 공유했음을 짐작할 수도 있었다.

결국 정준영은 13일 새벽 “저에 관해 거론되고 있는 내용과 관련해 제 모든 죄를 인정한다”며 “모든 연예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전했다.

정준영이 끝이 아니었다. FT아일랜드 최종훈의 음주운전 은폐 의혹이 터졌다. 최종훈 측이 음주운전 사실을 시인했지만, 이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친분 있는 경찰에 청탁했다는 의혹은 전면 부인했다.

그 뒤로 용준형이 심판대에 올랐다. 그는 정준영이 보낸 ‘몰카 동영상’을 보고, 부적절한 대화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실이 확인되자 용준형은 14일 SNS에 "이 모든 행동이 너무나 부도덕한 행동들이었고 제가 어리석었다"면서 속해있던 그룹 하이라이트의 탈퇴를 발표했다.

◇ ‘판도라 상자’ 된 버닝썬 사태…혼란 당분간 계속

이미 커질 대로 커졌지만 후폭풍은 여전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의 상황으로 볼 때 향후 심판대에 올라올 사람은 상상조차 어렵다.

관심이 모이는 것은 승리 카톡에 등장하는 ‘경찰총장’의 정체다.

앞서 방정현 변호사는 한 방송 매체를 통해 승리가 포함된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경찰과의 유착을 의심할 만한 정황이 들어있다고 증언했다.

그는 익명의 제보를 받고 국민권익위원회에 승리와 정준영이 포함된 카카오톡 단체방의 성관계 몰카와 관련한 대화 내용을 최초 제보한 인물이다.

이와 관련 경찰은 전날 승리, 정준영 등이 포함돼있던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경찰청장이 뒤를 봐준다'고 볼 수 있는 대화 내용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다만 이들이 대화 내용에서 지칭한 '경찰총장'이 실제로 당시의 현직 총장인지 또는 전직 총장인지, 그리고 고위직 경찰간부를 그냥 총장으로 지칭한 것인지는 아직 밝혀진 바가 없다.

경찰은 14일 승리와 정준영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각자의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와 함께 ‘경찰총장’의 정체를 추궁할 방침이다.

일각에선 정·재계 유력 인사들의 자녀가 이번 사태에 연루됐다는 음모론도 제기되면서 명확한 사실관계가 밝혀질 때까지 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