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트렌드] 우유 없는 ‘비건 아이스크림’ 새로운 대안될까?
[농업+트렌드] 우유 없는 ‘비건 아이스크림’ 새로운 대안될까?
  • 박성은 기자
  • 승인 2019.03.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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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 수요 증가…미국·유럽·호주 등지서 각광
유니레버, 유제품 대체 콩 단백질 앞세워 진출
2024년 글로벌 비건아이스크림 시장 10억달러
유니레버의 아이스크림 브랜드 매그넘의 비건 제품. (사진=Unilever)
유니레버의 아이스크림 브랜드 매그넘의 비건 제품. (사진=Unilever)

“아이스크림에 우유가 들어있지 않다?”

꽤 낯선 얘기일지도 모른다. 시중에서 흔히 보는 아이스크림은 우유나 유지방 등에 설탕·달걀·유화제·향료 등을 혼합한 반(半)동결 또는 동결 유제품을 뜻한다.

그러나 우유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이른바 ‘비건(Vegan) 아이스크림’ 또는 ‘채식 아이스크림’이 최근 들어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출시돼 조명을 받고 있다. 과연 우유가 없는 비건 아이스크림이 향후 아이스크림 산업에 새로운 미래가 될 수 있을까?

14일 ‘푸드네비게이터(Food Navigator)’ 등 해외매체에 따르면 다국적 기업 유니레버(Unilever)가 보유한 유명 아이스크림 브랜드인 매그넘(Magnum)을 통해 지난 2월 미국시장에 비건 아이스크림 두 종류를 출시했다.

매그넘 비건 클래식(Vegan Classic)과 비건 아몬드(Vegan Almond)로 두 제품은 유제품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바닐라 완두콩을 주원료로 했다. 콩으로 개발한 아이스크림인 것이다. 여기에 유기농 코코아콩으로 만든 초콜릿 코팅을 입혔다. 맛은 일반 아이스크림과 마찬가지로 달콤하다.

유니레버는 미국뿐만 아니라 채식 수요가 활발한 호주·뉴질랜드를 비롯한 오세아니아 시장과 영국·핀란드·스웨덴 등 유럽에 비건 아이스크림을 지난해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출시했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비건식품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것으로 특히 육류 등 다른 품목과 달리 상대적으로 잠재적 경쟁자가 없는 비건 아이스크림시장 선점을 위한 포석으로 분석된다.

유니레버의 아이스크림 부문 마케팅 이사인 레슬리 밀러(Leslie Miller)는 “우리의 차세대 초콜릿 제품(비건 아이스크림)을 통해 글로벌 유제품 대체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수 있어 기쁘다”며 “이는 전 세계 채식식품시장 공략을 위한 첫 신호이기도 하다”고 밝힌 바 있다. 

사실 유니레버의 매그넘 이전부터 비건 아이스크림시장은 꾸준히 형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2016년 미국의 아이스크림 브랜드 벤&제리(Ben & Jerry)의 경우 아몬드를 원료로 한 비건 아이스크림을 개발해 영국·호주 등으로 수출했고, 또 다른 브랜드 헤일로탑(Halo & Top)은 2017년 개발한 저칼로리 비건 아이스크림을 앞세워 채식주의자는 물론 다이어트에 관심 많은 일반 소비자까지 저변을 넓히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마켓인사이트(Global Market Insight)’는 전 세계 비건 아이스크림 시장규모를 2010년대부터 꾸준한 수요 확대에 힘입어 2024년에 1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마켓인사이트 관계자는 “세계에서 가장 큰 아이스크림 브랜드 중 하나로 꼽히는 매그넘의 비건 아이스크림 출시는 관련 시장의 잠재가치가 충분히 높고, 향후 글로벌 아이스크림 산업의 새로운 트렌드로 각광받을 수 있다는 의미”라며 “전 세계적으로 채식식단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만큼 아보카도·대두유 등 유제품을 대체하는 다양한 원료를 앞세운 비건 아이스크림이 지속적으로 개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