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 이정철 대한전문건설협회 경북도회 회장
[특별인터뷰] 이정철 대한전문건설협회 경북도회 회장
  • 경북취재본부
  • 승인 2019.03.13 16: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역 건설산업 활성화…행정지원 강화 위한 전담부서 필요”
이정철 대한전문건설협회 경북도회 회장. (사진=대한전문건설협회 경북도회)
이정철 대한전문건설협회 경북도회 회장. (사진=대한전문건설협회 경북도회)

 “경북도를 비롯한 자치단체가 지역 건설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시스템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정철 대한전문건설협회 경북도회 회장을 통해 지역 건설경제 바로미터가 되는 지역 전문건설업계의 현실과 지역 건설경기 위기 극복을 위한 협회가 추진하는 목소리를 들어봤다.

다음은 이 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경북지역 전문건설업계의 현주소가 어떠한지, 알려주신다면?

올해 경북지역 전문건설업체 건설공사 기성실적이 3조64억원으로 지난해 3조891억원 보다 827억원 2.7% 감소했다. 그러나, 전국적으로는 지난 해 보다 1조1590원이 증가돼 총 87조1716억원으로 1.4%가 증가됐다. 

경북이 전국적으로나 타 시·도 보다 건설경기가 열악한 상황임을 여실히 보여 주고 있다.

이러한 실정 속에서 올해 초 정부의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예타면제 대상 SOC사업도 경북이 예상했던 SOC물량 확보를 하지 못함에 따라, 앞으로의 경북지역 건설이 더욱 어려운 국면으로 접어드는 것이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아울러, 발주기관에서도 SOC사업예산 확보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사업을 확보하는 것 보다는 지역 내에서 발생돼지는 대형건설공사에 지역업체가 얼마나 참여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정작 대규모 공사에 참여하는 업체들은 수도권 대형 건설사들이 참여하고 있고, 실제 시공을 전담하는 하도급 업체들 역시 지역업체가 아닌 대형 건설사 협력업체들이 시공함으로써 지역 전문건설사들은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많이 느끼며 허탈한 심정이다. 

매년 경북지역에서 발생하는 하도급 수주 현황을 살펴보면, 3조4000억원의 하도급 시장에서 지역업체 참여율은 8900억원의 25% 수준에 머물러 있다. 즉 2조5100억원 75%가 외지업체로써 경북도내 하도급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건설공사 발주시 정부의 예산에 맞춘 공사설계로 현장여건과 맞지 않게 발주되는 현실적인 문제와 공사비 산정방식인 표준품셈 하락 등으로 실행단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설계금액으로 공사비 부족으로 수익성이 나빠져 건설현장의 안전사고와 시공품질까지 우려되고 있다. 

이에 정부에서도 지난해 적정공사비 산정 개선에 대한 건설업계의 의견으로 공사원가 산정체계에 대한 로드맵을 작년 연말까지 발표하기로 했지만, 올해로 넘어온 실정이다. 

국민들은 건설업체의 적정공사비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자칫 건설업계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것으로 오해의 여지가 있다. 하지만, 정부가 공공건설사업을 추진할 때 가장 중요시해야 하는 점은 공공건설사업의 결과물이 과연 국민의 편의성을 증진시키고 특히 안전성을 보장하느냐이다. 

건설업계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국민들이 보다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공건설을 위해 예정가격의 현실화나 입찰제도의 개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적정공사비 지급 없이는 건설공사의 품질과 안전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에, 앞으로 건설업계의 현실을 고려하고 폭 넓은 의견수렴을 통해 보다 실질적인 보완책이 나오길 기대한다.

이와 함께 근로시간이 주 68시간에 주 52시간으로 단축되면서 생기는 문제 해결에도 건설업계의 특성을 반영해야 할 것이다.

이외에도 매년 정부에서 경기부양을 위해 연초에 신속집행, 조기발주 등으로 상반기에 70~80% 물량이 쏟아짐에 따라, 인건비, 건설기계 장비가격, 건설자재 등의 가격 인상과 품귀 현상으로 더욱 어려움이 가중되고, 상반기에 인상된 가격이 하반기까지 지속됨에 따라 현장에서 직접시공을 하는 전문건설업체들의 어려움은 배가 되고 있는 현실이다.

△취임 1년 동안 추진 성과와 향후 지역 건설경기 위기 극복 방안은?

건설산업은 대부분 수주 산업이다. 

민간건설공사는 부동산 경기 하락과 경기 침체 등으로 장기적인 침체로 이어지고 있고, 정부의 대형 SOC 사업과 지자체의 관급공사가 대부분이다. 

그러다 보니 정부나 지자체의 건설공사 발주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게 우리 건설업계의 현실이다. 

최근 정부의 예타면제 대상 사업에서도 경북이 타시도와 형평성 등에서도 상대적 박탈감으로 그 어느 해보다 SOC사업 물량 감소로 지역업계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예상된다.

이러한 어려움을 타개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일감을 확보해 지역 전문건설업체가 건설공사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는 것이다. 

이에 지난 해, 이철우 도지사님과 시장·군수 자치단체장과의 간담회와 수차례의 면담 등을 통해 원하도급자간의 불공정 거래행위 해소와 직접시공을 위한 주계약자 공동도급 제도를 통해 지역업체 일감 수주 확대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당해 제도가 2010년에 신설돼 10년이 지났지만, 유달리 경북지역에서는 주계약자 공동도급 제도가 정착되지 않는 실정이다.

최근 3년간 주계약자 공동도급 제도 발주를 보면, 전국적으로 875건으로 서울시가 342건, 부산이 225건, 전남이 107건으로 전국 17개 시·도 평균 발주 건수가 51건에 달하고 있지만, 경북은 지난 3년간 3건 발주돼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에, 지난해 이철우 도지사님과의 2차례의 간담회를 가지며, 주계약자 공동도급 활성화와 지역 내에서 이루어지는 대형공사에 지역업체의 하도급 참여 촉진을 위해 대외건설지원 전담부서 마련과 그 필요성을 제기해, 올 2월부터 경북도에서도 대외건설지원 전담직원을 배치해 주었다.

아직 전담부서 마련은 안 됐지만, 3명의 전담직원이 충원돼 지역 내에서 발주돼지는 대형공사에 지역업체 하도급 참여율 제고와 주계약자 공동도급  공사가 아마 올 상반기 부터는 예년과는 달리 조금은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리라 생각하고 있다.

아울러, 건설공사 적정공사비 확보 방안을 위해 지난 해 경북도 감사관실 주관으로 상하수도 관로공사 현장실사를 통해 현장 여건에 맞는 적정공사비가 개선돼 일선 시군 및 사업소까지 지침이 내려갔다. 이를 공사비로 환선한다면 수백억원의 공사비가 현장 여건에 맞는 공사비로 적용되는 성과를 올렸다.  

△지방정부와 지역 전문건설업계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현재 우리 전문건설업계는 원도급사인 종합건설업체에 눌리고, 아래로는 건설기계 장비업체와 근로자들에게 시달리며, 말 그대로 샌드위치 형태로 사면초가에 놓여, 지금 전문건설업계가 아우성치는 것은 과거의 분위기와는 다르다.

이에 금번 경북도에서 건설지원 전담 직원이 충원돼 그나마 다행이지만, 건설경기 활성화를 위한 제도개선에 대해서 고민만 할 것이 아니라 이제는 지역업체와 소통을 통해 가려운 곳을 정확히 파악해 긁어주는 역할을 할 수 있는 체계적인 시스템 마련으로 하나하나 풀어나가야 할 것이다.

즉, 건설사업에 대한 총괄할 수 있는 컨트럴 타워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방정부의 조직을 보면 공공건설사업에 대한 사업부서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고, 그 총괄부서도 흩어져 있다. 또한 사업부서와 계약부서간의 이해관계 등이 얽히고 설켜있어, 지방정부의 SOC사업 물량을 정확히 계량화 돼 있지도 않고, 이를 총괄할 수 있는 컨트럴 타워가 없다는 것이다. 

과거의 지방정부 조직이 행정기관의 편의성과 사업 목적에 따른 조직기구라면, 이제는 지역민, 지역기업체를 위한 수요자 중심의 지방정부 조직으로 개편돼, 지역 일자리 창출과 지역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조직으로 개편돼져야 할 것이다. 

즉, 우리 건설사업에 대한 공공건설사업 발주와 이에 대한 지역업체 참여 등에 대한 행정지원 강화를 위한 전담부서가 없다는 것이다. 다행히 올해 지사님이 이에 대한 우리업계의 의견에 공감해 전담직원이 충원 됐지만, 향후에는 지방정부의 SOC사업에 대한 총괄할 수 있는 부서가 마련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아울러, 지난 해 11월 국토교통부의 건설산업 생산구조 혁신 로드맵이 발표돼, 향후 2020년까지 2년 동안 정부에서는 종합과 전문건설 시장 개방과 업종체계 개편, 그리고 등록기준 조정에 대한 세부적인 논의가 이루어질 예정에 있다. 이에 우리업계도 변화하는 건설환경에 대응해 전문건설업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3천9백여 경북의 모든 전문건설사가 새로운 전환기의 흐름을 적시하고, 이에 적극 동참해 성실하고 우수한 양질의 건설업자로 거듭날 수 있도록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으로 동참해 주시길 바란다.

[신아일보] 경북취재본부

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