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66% “상반기 채용 계획 미정, 또는 없다”
대기업 66% “상반기 채용 계획 미정, 또는 없다”
  • 이가영 기자
  • 승인 2019.03.13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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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내부 상황·국내외 경제 악화 등 맞물려
13개월만에 취업자 늘었다지만…노인·공공부문 불과
(사진=한국경제연구원)
(사진=한국경제연구원)

상반기 대기업 공채가 시작됐지만 채용 한파는 쉽게 가시지 않을 전망이다. 

13일 한국경제연구원이 종업원 수 300인 이상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19년 상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 126개사의 66%는 올해 상반기 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거나 채용인원을 줄이겠다고 답했다. 

신규채용을 작년보다 늘리겠다는 기업은 7.1%에 그친 반면, 상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한 기업은 46.0%로 나타났다. 심지어 작년 상반기보다 올해 채용을 줄이는 곳은 12.8%, 한명도 뽑지 않는 곳도 7.1%에 달했다. 

응답 기업들은 신규채용을 늘리지 못하는 이유로 회사 내부 상황과 국내외 경제 악화 등을 공통으로 꼽았다. 

세부 항목별로 ‘회사 내부 상황 어려움’(30.7%)이 많았고 ‘국내외 경제 및 업종 상황 악화(22.7%)’, ‘최저임금 인상 등 인건비 부담 증가’(20.5%), ‘이직 등 인력유출 감소’(14.8%),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 신규채용 여력 감소’(4.5%) 등 순이었다. 

내수 부진에 최저임금 인상 등 경영 환경이 악화되면서 채용 동결을 외친 곳은 대기업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한국경영자총협회가 국내 기업 244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는 300인 이상 기업의 53.8%는 올해 채용을 지난해보다 늘리지 않겠다고 답했고, 300인 미만 기업도 52.7%가 축소 의향을 밝혔다. 

올해 들어 지난 2월 취업 포털 인크루트가 646개 기업을 대상으로 ‘2019년 대졸 신입 정규직 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채용 계획을 가진 기업은 35.6%에 불과했고, 이들의 30.8%는 심지어 지난해보다 채용 규모를 줄일 계획이라고 답했다. 

정부가 13개월 만에 취업자수가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며 대대적 고용 증가를 알리고 나섰지만 실제 체감 고용률은 나아지지 않았다는 풀이가 나온다. 

실제 통계청 ‘2019년 2월 고용동향’에선 60세 이상 취업자 수는 관련 통계 작성 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경제 창출의 원동력인 제조업과 경제를 떠받치는 허리 격인 30∼40대 남성 취업자수는 급감했다. 

60세 이상 취업자수 증가도 민간부문이 아닌 정부의 노인 일자리 사업에 따른 것에 불과하다. 

반면, 30∼40대 취업자는 제조업(-15만1000명), 도매 및 소매업(-6만명), 금융보험업(-3만8000명) 등에서 전방위로 줄었다. 

아울러 양질의 일자리로 불리는 제조업 취업자도 지난해 4월(-6만8000명)을 시작으로 연속 10개월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부터 3개월 연속 줄어든 제조업 취업자 수만해도 10만명이 넘는다. 

중소기업계의 한 관계자는 “경영 환경이 나아지지 않는데 고용을 어떻게 늘리겠냐”며 “일부 대기업이야 정부 눈치를 보느라 전년 수준으로 고용을 유지하고 있는지 몰라도 중소기업들은 최저임금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에 회사를 접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young2@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