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中 사드보복에 유통 이어 식품사업 발 빼나?
롯데, 中 사드보복에 유통 이어 식품사업 발 빼나?
  • 박성은 기자
  • 승인 2019.03.13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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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과·음료 6곳 공장 중 4곳 매각 검토
톈진지역 백화점 영업도 이달 말 중단
롯데제과 중국공장에서 생산되는 자일리톨 껌 제품. (사진=롯데제과)
롯데제과 중국공장에서 생산되는 자일리톨 껌 제품. (사진=롯데제과)

롯데그룹이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보복 여파로 현지에 운영하고 있는 롯데제과·롯데칠성음료 등 식품제조공장 매각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톈진지역의 롯데백화점도 이달 말 영업 중단돼 백화점 사업정리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시작된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유통과 식품제조 등의 롯데그룹 현지사업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특히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 등 현지에서 운영 중인 식품제조공장 6곳 중 4곳의 매각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롯데제과는 초코파이와 껌을 생산하는 베이징 공장과 초콜릿 공장, 롯데칠성음료는 허난성 뤄허에 위치한 음료수 공장과 베이징 주류 공장 매각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사드 보복 이후 중국 내수물량을 감당했던 이들 공장의 가동률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적자가 누적돼 더는 정상적인 운영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 관계자는 “중국 상황이 어려워 사업조정 차원에서 롯데제과·롯데칠성음료 등 식품부분 공장 매각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롯데는 그간 중국시장에 8조원 이상을 투자해 유통과 식품제조, 관광·서비스 등 22개 계열사를 진출시켰으나 사드보복 여파에 따른 사업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진출 11년 만에 지난해 롯데마트 매장 모두를 매각 완료한 바 있다.

중국 내 백화점 사업 철수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12일 현지매체인 베이징상보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중국 톈진에 남은 마지막 지점인 톈진문화센터점 영업을 이달 말 중단한다.

앞서 롯데백화점은 톈진둥마루점을 지난해 말 영업을 중단했다. 이에 따라 중국에서 운영 중인 롯데백화점은 산둥성 웨이하이와 쓰촨성 청두, 랴오닝성 선양 등 세 개 매장뿐이다.

업계는 롯데가 남은 청두와 선양 지점도 정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2008년 중국에 첫 진출해 현지 기업과 합작으로 베이징 왕푸징에 지점을 열었고, 이후 톈진과 웨이하이, 청두, 선양지역까지 확장했으나 사드보복 영향으로 백화점 운영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