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철도인재 양성 'R&D 인턴제' 무산…업계는 구인난 '속앓이'
[단독] 철도인재 양성 'R&D 인턴제' 무산…업계는 구인난 '속앓이'
  • 황보준엽 기자
  • 승인 2019.03.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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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계획 발표 후 2년간 아무것도 안 해
담당 부서에서는 어떤 제도인지도 잘 몰라
호남고속차량을 제작하는 현대로템 창원공장 내부(사진=철도시설공단)
호남고속차량을 제작하는 현대로템 창원공장 내부. (사진=철도시설공단) 

정부가 철도 분야 연구인력 양성을 목표로 도입하려던 '청년 R&D 인턴제'가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주무 부처인 국토부는 인턴제 계획 발표 후 2년간 이와 관련한 어떤 절차도 진행하지 않았고, 현재 담당부서 관계자들은 제도에 대한 내용 자체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 철도 연구인력 양성을 체계적으로 추진한다던 정부의 계획이 공염불(空念佛)에 그친 사이 극심한 인력난으로 인한 철도업계의 속앓이는 계속되고 있었다.

1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토부는 철도분야 미래 연구인재 양성을 위해 검토해왔던 청년 R&D(연구·개발) 인턴제 도입을 잠정 중단했다.

청년 R&D 인턴제는 실무지식과 경험을 조기에 습득해 미래 연구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한다는 취지에서 기획한 제도로, 국토부는 이를 통해 내년까지 청년 인턴 총 200명을 양성하기로 했었다.

지난 2017년2월 '제3차 철도산업발전 기본계획'을 통해 2018년 중 청년 R&D 인턴제를 시행한다는 계획을 명시했으며, 제도 활성화를 위해 대학과 연구기관, 기업체 등 참여기관에 대한 지원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도 세웠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국토부는 미래 철도산업 발전을 위해 인턴제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는 입장이었지만, 본지 확인 결과 국토부는 계획 발표 후 2년이 지난 지금까지 인턴제와 관련한 어떤 절차도 진행하지 않았다.

제3차 철도산업발전 기본계획에 담긴 '청년 R&D 인턴제' 추진 방안.(자료=국토부)
제3차 철도산업발전 기본계획에 담긴 '청년 R&D 인턴제' 추진 방안. (자료=국토부)

제도 도입 자체가 사실상 중단된 것은 물론이고, 국토부 담당부서 관계자들은 청년 R&D 인턴제가 어떤 내용인지 조차 제대로 알지 못했다.

국토부 철도정책과 관계자는 "현재 국토부는 다양하게 R&D 사업을 지원하고 있지만, 이 중에서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것은 없다"며 "청년 R&D 인턴제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이미 수립했던 계획을 추진하는데 소홀한 사이 국내 철도 업계는 극심한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철도시장 규모확대와 신성장동력 창출을 위해 신규 인력 양성이 절실하다며 목소릴 높였다.

철도 제조 분야 A업체 관계자는 "철도는 특수 분야인데다가 이공계 기피현상으로 중소기업들은 연구 인력난이 극심하다"며 "연구 인력이 부족하니 새로운 기술 개발에도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고 말했다.

또, B 업체 관계자는 "연구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국토부가 연구 인력 양성을 위해 사업을 펼쳐주면 철도산업 발전에 분명한 도움이 될 것"이라며 "제도가 끝까지 이어지지 못 한 게 아쉽다"고 말했다.

hbjy@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