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업의 예금증가율은 425조억원으로 증가율이 가계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예금은행의 기업예금 잔액은 425조8778억원으로 전년대비 6.8% 증가했다.
기업예금이 400조원을 넘은 것은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반면 가계 은행예금 잔액은 3.1% 증가한 618조4422억원으로 기업예금 증가율이 가계 증가율보다 3.7%포인트 높았다. 기업예금 증가율은 2014년 3.4%에서 2015년 8.3%로 상승했다.
가계 예금 증가율은 같은 기간 5.7%에서 5.4%로 소폭 떨어지며 가계·기업 예금 증가율 간 역전 현상이 빚어졌다. 2016년에는 기업예금 증가율이 10.2%로 확대한 반면 가계 증가율은 3.8%로 하락하며 역전 폭이 확대했다. 2017년 들어 기업(4.0%)·가계(3.3%) 예금 증가율 격차가 0.7%포인트로 좁혀지는 듯했으나 지난해 재차 벌어졌다.
기업예금 증가세는 2000년대 이후 확대됐다. 전체 은행예금 가운데 기업 비중은 2000년 26.0%에서 지난해에는 30.5%로 올라섰다. 반면 가계 비중은 59.8%에서 44.3%로 쪼그라들었다.
기업예금 증가율이 높아지는 것은 기업의 소득이 늘고 있지만 투자나 임금, 배당으로 환류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총처분가능소득 가운데 기업 비중은 2000년 14.2%에서 가장 최근 자료인 2017년 20.2%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가계 몫은 62.9%에서 56.0%로 하락했다.
한은 관계자는 “국민소득 중에서 기업 비중이 확대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가계의 경우 대출까지 받아 부동산 등 실물자산에 자산을 묶고 있고 고령화 때문에 저축 통계로 잡히지 않는 보험사 퇴직 연금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