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7여일 앞으로…삼성전자 ‘비상체제’ 돌입
주총 7여일 앞으로…삼성전자 ‘비상체제’ 돌입
  • 이가영 기자
  • 승인 2019.03.11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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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정기주총…주주는 5배 늘고 주가는 17% 줄어
실적 부진·노조 와해 의혹·백혈병 등 ‘넘어야 할 산’
(사진=삼성전자)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의 정기 주주총회가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대폭 늘어난 주주에 비해 주가는 급락하면서 회사가 사실상 ‘비상체제’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진다. 2분기 실적부진과 노조 와해 의혹, 백혈병 논란 등도 넘어야 할 산이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6일 열린 이사회에서 ‘3월20일 정기 주총 소집’ 안건을 의결한 이후 수시로 관련 임원들이 참석해 대책 회의를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가장 큰 걱정은 참석 대상자가 무려 3배 이상 늘어남에 따른 주총 회장 공간 부족이다. 

한국예탁결제원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삼성전자의 실질주주는 78만8000여명으로, 1년 전 15만8000여명과 비교할 경우 5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작년 3월 말 주총 당시 이미 주주 숫자가 20만명 이상에 달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3배 이상에 달한다. 

이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1월말 시행한 50대1비율의 주식 액면분할 때문으로 풀이된다. 액면분할 발표 이후 주가 상승을 기대한 소액주주들의 주식 매입이 급격하게 늘면서 상장사 주주 수가 1년 새 6위에서 1위로 올라섰다. 

이에 따라 회사는 올해 주총을 잠실실내체육관 등 대형 행사장을 빌려 개최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일관성과 연속성, 교통편의 등을 감안해 작년과 같은 서초사옥으로 최종 결론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대신 지난해 400여개였던 좌석 수를 2배 이상으로 늘리고 메인 주총장 옆에 마련된 주주 좌석에 쌍방향 중계가 가능한 설비를 갖추는 등 만반의 준비에 나서고 있지만 주주들이 몰려들 경우 혼잡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아울러 액면분할에 따라 주가가 급락하면서 주주들의 불만이 커진 것도 회사 측으로는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액면분할 적용 직전인 지난해 4월27일 5만3000원(종가·액면분할 전 기준 265만원)이었던 주가는 올 1월4일 3만6850원까지 떨어졌다. 이후 다소 회복했지만 지난 8일 종가는 4만3800원으로, 액면분할 직전과 비교하면 무려 17.4%나 떨어졌다. 

반도체와 IM(IT모바일) 부문의 이익 감소에 따라 2분기 실적도 부진할 것으로 점쳐져 주가가 더욱 낮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최근 들어 IR 담당 부서에 주가 하락에 대해 강한 어조로 항의하는 주주들이 늘고 있어 이들이 주총장에서 회의 진행을 방해할 수도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말이다. 

이밖에도 일부 관계사의 노조 와해 의혹과 삼성전자서비스의 임단협 난항 등에 따른 노조원들의 시위, 반도체 백혈병 논란 등에 대한 시민단체의 시위 등에도 대비해야 하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올해 10월 만기 예정된 이재용 부회장의 사내이사 임기 연장 안건을 정기 주총에 상정하지 않은 것도 이러한 요인을 염두해 둔 것 아니냐는 말이 오간다”고 말했다. 

young2@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