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광주로 출발…23년 만에 법정 출석
전두환, 광주로 출발…23년 만에 법정 출석
  • 박고은 기자
  • 승인 2019.03.11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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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록서 사자명예훼손 혐의…오후 2시30분 재판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전 대통령이 11일 광주지법에서 열리는 재판에 출석하기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을 나서고 있다.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전 대통령이 11일 광주지법에서 열리는 재판에 출석하기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을 나서고 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사자(死者)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두환 전 대통령이 11일 오전 광주로 출발했다.

전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32분께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나와 대기 중이던 차량에 바로 탑승했다. 부인 이순자 여사도 함께였다. 차량은 전 전 대통령 탑승 후 바로 출발했다.

전씨의 차량이 떠난 이후 현장 곳곳에서는 격한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전 전 대통령 자택 앞에 모인 보수단체 회원들은 '전 전 대통령이 아직 이 나라의 영웅이라고 생각하느냐'는 한 취재진의 질문에 격분해 해당 기자를 밀치는 등 거세게 몰아붙었다.

큰길로 나가는 골목에서 한 시민은 '문재인 정권 인민재판 규탄한다'고 쓰인 피켓을 들고 전 전 대통령이 탑승한 승용차 앞을 가로막았다가 경찰에 제지당하기도 했다.

전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2시 30분 광주지방법원 201호 법정에서 형사8단독(장동혁 부장판사) 심리로 열리는 공판기일에 출석할 예정이다.

전 전 대통령이 법정에 서는 건 지난 1996년 내란수괴, 내란, 내란목적살인 등 13개 혐의로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지 23년 만이다.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재판이 예정된 1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전 전 대통령 자택 앞에서 지만원씨를 비롯한 지지자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재판이 예정된 1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전 전 대통령 자택 앞에서 지만원씨를 비롯한 지지자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전 전 대통령은 2017년 4월 펴낸 최고록에서 5·18 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를 '가면을 쓴 사탄',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표현해 고인의 명의를 훼손한 혐의로 지난해 5월 불구속 기소됐다.

조 신부의 유가족과 '5월 단체'는 회고록이 발간된 직후 전 전 대통령을 고소했고 광주지검은 수사 끝에 그를 기소했다.

재판에 넘겨진 전 전 대통령은 알츠하이머 등의 이유를 대며 지난해 8월과 올해 1월 재판에 두 차례 불출석했다. 지난해 9월엔 광주 대신 서울에서 재판을 받게 해 달라고 신청했지만 기각됐다.

전 전 대통령이 불출석하면서 재판이 연기되자 광주지법은 전 전 대통령에 대한 구인장을 발부한 바 있다. 구인장인 발부되자 전 전 대통령 측은 재판에 자진출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부인 이순자씨의 법정 동석도 신청했다.

전 전 대통령이 광주로 향하는 동안에는 서울 서대문경찰서 소속 형사들과 경찰 경호대가 전 전 대통령의 차량을 뒤따를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신아일보] 박고은 기자

gooeun_p@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