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상화 수순 밟고 있지만 ‘글쎄’
국회 정상화 수순 밟고 있지만 ‘글쎄’
  • 장덕중기자
  • 승인 2009.01.07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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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협의처리는 ‘다수결 표결처리’의 뜻”
정세균 “‘합의’ 의미, 향후 단단히 각오해야” 국회 본회의장 점거 농성 12일만에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이 연이어 농성 해제에 나서면서 국회는 정상화 수순을 밟고 있지만, 점거농성을 바라보는 여야의 ‘앙금’은 여전히 남아 있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7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에 대한 여야 ‘협의처리’ 방침에 대해 “협의처리는 (야당이) 몸으로 막지 않고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 표결처리 한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라디오에 출연해 “어느 시점에 가서 여당이 국회에 토론을 붙이고 협의처리하려고 하면, (야당은) 몸으로 막지 않고 반대표를 던지고 말겠다는 뜻”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합의처리’에 대해서는 “상대방이 완전히 동의를 한 뒤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다는, 다수결로 처리하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정의한 뒤, 이러한 개념에 민주당에 동의했는지 여부를 묻자 “국회의원쯤 되면 그 정도는 다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방송법 개정과 관련해 “MBC가 지금 여기(방송법 개정 반대)에 목을 매고 있는데, 디지털 전환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사회자와 격론을 벌이기도 했다.

그는 “MBC는 어찌 보면 ‘노조방송’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노조가 세다”며 “MBC도 반성할 부분이 있는데 반성은 하지 않고, 집중적으로 방송법 반대만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의 의원직 사퇴 추진 여부와 관련, “강 의원은 국회가 무슨 액션영화 촬영장인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며 “해머를 들었던 의원을 포함해 국회 사무처와 더불어 당 차원에서도 고발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날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가 쟁점법안 처리 합의와 관련, ‘합의처리를 위해 노력한다’는 문구에 대해 “합의처리를 위해 노력하다가 안 되면 국회법 절차(표결)대로 가는 것”이라며 민주당의 물리적 저지 사태를 우려한 것에 대해 “사법고시에 국어과목이 채택되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우”라며 비난했다.

서갑원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전쟁을 선포한 홍준표 원내대표의 인식에 변함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웃지 않을 수 없는 심각한 의식상태”라며 이같이 말했다.

서 부대표는 “합의처리를 위해 노력한다는 것은 여야가 대화와 타협을 위해 끝까지 합의처리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지, 몸싸움의 여지를 두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어린 아이도 안다”고 꼬집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서 부대표의 홍준표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한 보고에 “어이가 없다”며 허탈하게 웃는 풍경을 보이기도 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이날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여야가 대화와 타협을 통해서 서로 양보한 안”이라며 “유·불리에 관계없이 합의가 이루어졌다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정 대표는 “합의가 안됐으면 국민들이 얼마나 실망했을까를 생각하면 그나마 다행인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러나 “(마음은) 편안하지 않다”며 “우선 이번 임시국회 1월 말까지 악법을 저지하는 데는 성공을 했지만 앞으로 이 법안을 가지고 여야 간의 치열한 공방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단단히 각오를 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쟁점법안에서 여당에 양보한 부분에 대해 “모든 것을 야당의 뜻대로 할 수 없는 것 아닌가”라며 “이렇게 대화와 타협을 통해 주고 받으면서 국회가 운영되는 것이 의회주의의 기본”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정 대표는 특히 ‘합의처리를 위해 노력한다’는 문구가 여당의 강행처리 시도에 빌미를 줄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일고의 가치도 없다”며 “여당이라고 하는 것은 국정을 잘 운영해야 될 책임이 있는 정당”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어 “합의를 해놓고 그런 식의 논란을 자꾸 만들어 내고 야당을 자극하는 것이 여당의 미숙함“이라며 “아직도 그 분들이 여당의 책무가 무엇인지, 어떻게 여당을 해야 되는지 모르기 때문에 그런 태도를 보인다”고 질타했다.

그는 이번 국회 폭력 사태에 대해 “우리로서는 여당의 일방적인 악법을 막아야 되겠는데 다른 방법이 없으니까 물리력이라고 하는 비상수단이라도 쓸 수밖에 없었다.

그 점에 대해서는 죄송하다”면서도 “여당의 무리한 욕심 때문에 이 일이 생겼다면 다시는 그런 욕심을 부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