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빅3, 미세먼지 줄이기 ‘고군분투’
철강 빅3, 미세먼지 줄이기 ‘고군분투’
  • 이가영 기자
  • 승인 2019.03.10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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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2021년까지 1兆 투자…친환경·고효율 R&D 투자 적극
현대제철·동국제강, 저질소 무연탄 사용에 ESS센터까지

국내 철강 3사는 삼한사미(3일은 춥고 4일은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린다는 뜻의 신조어)가 유행하는 등 최근 재난수준의 미세먼지가 잇따라 발생하자 저감책 마련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제철소 등 대규모 장치산업 특성상 미세먼지나 오염물질 배출량이 많을 수밖에 없어 이를 잡기 위한 각종 대책을 앞 다퉈 내놓고 있는 것.
 
우선 매년 설비투자 예산의 10%를 환경개선에 투자하고 있는 포스코는 앞서 지난달 26일 미세먼지 저감 등을 위한 친환경 설비 구축에 오는 2021년까지 1조7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업계 최대 수준이다. 

포스코는 특히 전체 미세먼지의 65%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했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발전설비 21기 중 노후한 부생가스 발전선비 6기는 2021년까지 폐쇄하고, 3500억원을 투입해 최신 기술이 적용된 발전설비를 세운다. 현재 이를 대비한 환경영향평가가 진행 중이며 올해 12월 착공한다는 방침이다. 

나머지 부생가스 발전설비 15기와 소결로 3기 등에는 총 3300억원을 투입해 질소산화물 배출을 대폭 낮출 수 있는 선택적 촉매환원 설비 등을 추가 설치한다. 이를 통해 질소산화물 제거 효율을 적극 향상 시키겠다는 게 포스코의 구상이다. 

또 제조와 사용폐기 전 과정에 걸쳐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는 라이프 사이클 어세스먼트(LCA)를 실행해 친환경 경영에도 앞장선다는 계획이다.

이에 원료의 예비처리 과정 없이 자연 상태의 가루철광석과 유연탄을 만드는 파이넥스, 십원짜리 동전만한 크기에 10톤의 하중을 버틸 수 있도록 한 기가스틸, 강알카리성과 고온다습 등 가혹한 부식환경에서 사용수명이 긴 고내식도금 상판 포스맥 등 친환경 고효율 기술개발과 확보에도 적극적이다. 

이 밖에 포스코는 지난 1월 환경부, 경북도-대구시 등 지자체와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소결로에 질소 함량이 낮은 저질소 무연탄 사용, 도로와 야드 살수 강화, 차량 2부제 참여 등의 활동도 추진 중이다. 

현대제철은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총 4600억원을 투자해 대대적인 대기오염방지시설 효율개선과 노후방지시설 교체, 공정개선, 녹지대 조성 등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2020년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2016년의 40% 수준인 9400톤가량 감축하겠다는 구상이다. 

현대제철은 지난 2017년부터는 충청남도, 당진시와 대기오염물질 저감을 위한 자발적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대기환경 개선을 위해 주력하고 있다.

이밖에도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되면 의무 시설인 당진제철소 소결로의 저질소 무연탄 사용을 확대하고 있으며, 의무 시설이 아닌 인천·포항공장 등에도 사내외 도로에 살수차를 동원해 물청소를 실시하는 등 비산먼지 억제에 주력하고 있다.

동국제강도 환경부, 인천시청 등과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치에 따라 협약을 맺고 감축 노력을 이행하고 있다.  

이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되면 옥외 스크랩 야드 스크랩 이적과 하화작업 일시적 중단, 사내 고압살수차와 진공청소차 연장 운행 등을 실시한다. 

또한 앞서 지난해 2월에는 부산공장, 9월에는 포항공장에 전력 관리와 전기료 절감을 위한 ‘에너지 저장시스템(ESS) 센터’도 준공했다. 

ESS는 전력 단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야간 시간대에 전기를 충전해 배터리에 저장해 뒀다가 단가가 상승하는 주간 시간대에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설비다. 이에 효율적인 에너지 관리로 신규 발전소 건설이나 발전소 가동량 증가를 줄일 수 있어 미세먼지 배출 감소 등의 간접 효과도 기대된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미세먼지가 심하지 않은 평소에도 저감장치를 부착하고 관리 중”이라며 “투자 확대와 관련해서 구체적으로 나온 사항은 없지만 최대한 중요한 이슈로 생각하고 정부 방침에 협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미세먼지가 중요한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주요 철강사들이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장치 확충에 대대적 투자에 나서고 있다”며 “당분간 설비투자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young2@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