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시장철수 우려’ 여전…실적 하락 지속 전망도
한국GM ‘시장철수 우려’ 여전…실적 하락 지속 전망도
  • 이성은 기자
  • 승인 2019.03.10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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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과 콜옵션 행사 계약 논란에 SUV 개발권 의혹 불거져
일각 “대고객 신뢰 잃고 실적 부진 지속될 수 있어” 주장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 (사진=한국GM)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 (사진=한국GM)

한국GM의 ‘한국 시장 철수 의혹’이 실적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산업은행·한국GM 간 이면 계약’과 ‘SUV 개발권 넘기기’ 논란에 한국 시장 철수 가능성이 재차 제기되면서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잃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 까닭이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한국GM이 오는 2024년 이후 우선주를 보통주로 바꿀 수 있는 권리인 콜옵션을 보유한 사실을 일부 인정했다. 한국GM이 콜옵션을 행사하면 우선주를 보유한 한국GM과 산업은행은 보통주로 전환하거나 약속한 금액을 되팔아야 한다.

한국GM이 콜옵션을 행사하면 현재 83%의 지분율은 더 높아지는 셈이다.

다만, 산업은행의 지분은 거부권 행사(비토권) 마지노선인 15% 아래로 내려가게 돼 한국GM의 한국시장 철수를 막을 수 없다는 풀이가 나온다.

앞서 한국GM은 지난해 4월 우리 정부와 최소 10년 간 한국에 잔류하기로 합의했고, 산업은행은 두 차례에 걸쳐 한국GM의 우선주를 사는 방식으로 7억5000만달러(한화 8000억원)를 출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 측은 “한국GM이 콜옵션 행사를 통해 보통주로 전환하더라도 산은도 우선주 투자금 전액을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지분율 유지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GM은 지난해 7월 연구·개발(R&D) 법인 분리를 발표하면서 밝힌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개발 계획을 중국 측으로 넘긴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의 한 관계자가 지난 7일 “중형 SUV 개발은 중국에서 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해 중국으로 넘길 것”이라는 발언은 논란에 불을 지폈다.

일각에서는 제너럴모터스(GM) 본사가 지난해 12월 산업은행과 R&D 법인 분리를 놓고 분쟁을 벌인 끝에 합의한 사항과 배치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한다.

앞서 지난해 12월 신설된 R&D 법인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는 ‘이쿼녹스’ 후속으로 알려진 중형 SUV 개발 계획을 변경해 한국에서 생산할 예정인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만 개발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에 한국GM은 반박자료를 내고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는 지난해 5월 한국GM의 경영정상화 계획의 일환으로 생산 배정이 확정된 차세대 준중형 SUV와 새로운 CUV 제품에 대한 글로벌 차량 개발을 주도하게 된다”며 “신형 SUV와 CUV 제품에 대한 연구·개발과 생산으로 국내 협력업체들은 더 많은 부품을 공급할 기회를 갖게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GM은 “이 같은 내용은 지난해 12월18일 신설 법인 설립 시 밝혔던 내용이며 이에 대한 변동 사항이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되풀이식의 해명은 소비자로부터 신뢰를 잃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신뢰 하락은 곧 실적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한국GM은 이미 지난해 산은으로부터 혈세를 지원 받고 철수하는 이른바 ‘먹튀’ 논란에 섰다”며 “이러한 의혹이 오늘까지 이어진 데에는 적극적인 해명과 설명이 부족했거나 행보가 불분명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최근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한국GM이 논란으로 인한 소비자 신뢰도 하락이 결국 실적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국GM은 내수와 수출을 합쳐 지난 1월과 지난달 각각 총 3만8705대, 3만2718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이는 지난 1월 전년 동기 대비 8.7% 줄어든 수치며 지난달에는 전년 보다 11% 감소한 실적이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