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천구 환경공무관, 분리수거될 뻔한 137만원 주인의 품으로
양천구 환경공무관, 분리수거될 뻔한 137만원 주인의 품으로
  • 김용만 기자
  • 승인 2019.03.07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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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청소를 하고 있는 박철 환경공무관. (사진=양천구)
거리청소를 하고 있는 박철 환경공무관. (사진=양천구)

서울 양천구 신월동 거리를 청소하던 환경공무관이 현금 137만원이 든 비닐봉투를 발견해 주인을 찾아준 선행이 알려져 따뜻한 온기를 전하고 있다.

양천구청 소속 환경공무관인 박철(46)씨는 지난 달 26일 오후 1시20분께 신월동 인근 도로에서 작업 중이었다.

그런 박 씨의 눈에 검정 비닐봉투 뭉치 하나가 눈에 띈 것. 무단투기 쓰레기봉투일 꺼라 생각하며 분리수거를 위해 비닐봉투를 열자 예상과는 달리 지폐 수십 장이 들어있었다. 무려 137만원. 현금을 발견한 박 씨가 놀란 것도 잠시, 이내 마음이 다급해졌다.

발을 동동 구르며 애를 태우고 있을 분실자를 생각하니 단 1초도 지체할 틈이 없었던 것이다.

다행히 비닐봉투 안에는 분실인을 찾을 수 있는 신분증도 함께 들어있었다.

곧바로 인근 지구대를 찾은 박 씨는 분실물을 전달하며 주인을 꼭 찾아주길 거듭 부탁했다.

지구대에서 신분증을 조회해 찾은 분실인은 인근에서 김밥집을 운영하고 있던 A씨로 재료구매 대금을 잃어버리고 찾을 길이 없어 난감했던 A씨는 지구대의 연락을 받고 한 달음에 달려왔다.

A씨는 "잃어버린 돈을 찾아줬다는 얘기를 뉴스에서만 들었었는데 막상 제가 그 주인공이 되니 정말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로 고맙다"며 "찾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못 했는데 언제 한번 가게에 오시면 맛있는 김밥을 대접하고 싶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감사인사를 받은 박씨는 "다른 누군가가 발견했어도 아마 똑같이 행동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면서 "대단한 일을 한 것도 아닌데 주변에서 너무 칭찬들을 해주셔서 오히려 부끄럽다"고 전했다.

양천구는 박철 씨의 선행을 귀감으로 삼고 감사의 의미를 담아 올 연말 모범 환경공무관 표창을 할 계획이다.

박 씨를 비롯한 양천구 환경공무관들은 평소 가로 청소를 하며 수집한 고철, 폐지 등을 판매한 대금을 모아 지난 해 12월 백미 600kg을 불우이웃돕기 성품으로 기탁하는 등 5년 째 선행을 이어오고 있다.

[신아일보] 서울/김용만 기자

polk8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