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重, 6874억원 유증…경영정상화 기반 마련
한진重, 6874억원 유증…경영정상화 기반 마련
  • 이가영 기자
  • 승인 2019.03.06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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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출자전환·조남호 경영권 상실…대주주 물량 전량소각
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 전경(사진=연합뉴스)
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 전경. (사진=연합뉴스)

한진중공업 국내외 채권단이 6874억원에 달하는 채무의 출자전환을 확정하면서 경영 불확실성과 리스크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인지 주목된다. 

한진중공업은 6일 국내외 채권단이 채무 6874억원을 출자전환하면서 채무 액수만큼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지난 1월 필리핀 수빅조선소 회생신청 이후 2개월여만이다. 

지난 달 13일 한진중공업은 수빅조선소가 현지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함에 따라 지난해 연결재무제표에 자회사 손실을 반영해 자본잠식 상태임을 공시한 바 있다.

그러나 자본잠식 공시 이후 한진중공업은 필리핀 은행들에 대한보증채무를 해소하고 현지은행들이 출자전환을 통해 주식 일부를 취득하기로 채무조정 합의를 성사시켰다. 이후 자본잠식 해소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국내 채권단에도 출자전환 결의를 요청했고 채권단은 경영 정상화 지원을 위한 출자전환 방안을 적극 논의해 왔다.

이번 유상증자는 제3자 배정증자 방식으로 보통주 6874만1142주를 주당 1만원으로 발행한다. 해당 주식은 산업은행 등 국내 채권단과 필리핀 은행에 배정된다.

또한 한진중공업과 채권단은 기존 한진중공업 주식 1억605만2508주의 86.3%에 해당하는 9151만9368주를 감자하기로 했다.

대주주와 일반 주주를 구분해 최대주주인 한진중공업홀딩스 등이 보유한 3338만6809주는 전량 소각하고, 일반 주주가 보유한 주식은 5대 1 비율로 차등 감자한다.

출자전환이 완료되면 국내 채권단이 전체 주식의 60%가량을, 필리핀 은행이 20%가량을 보유하게 돼 경영권을 행사하던 조남호 회장은 경영권을 상실하게 된다. 최대주주도 기존 한진중공업홀딩스에서 한국산업은행으로 바뀐다.

한진중공업은 이번 유상증자를 계기로 수빅 리스크를 해소하고 자본을 확충하면서 영도조선소를 주축으로 사업구조 재편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는 2016년 채권단 자율협약 이후 군함 등 특수선을 집중해서 수주하면서 모두 27척, 1조2000억원 상당 신조 물량을 확보하며 선방하고 있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국내외 채권단과 관계기관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경영 리스크를 조기에 해소하고 회사 정상화를 앞당길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며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보유자산 매각과 각종 개발사업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해 재무 건전성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young2@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