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겠습니다"… 故곽예남 할머니 추모 수요시위
"기억하겠습니다"… 故곽예남 할머니 추모 수요시위
  • 박고은 기자
  • 승인 2019.03.06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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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후 전남 담양군 담양읍 소녀의 상 앞에서 위안부 피해자 고(故) 곽예남 할머니의 추모식이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4일 오후 전남 담양군 담양읍 소녀의 상 앞에서 위안부 피해자 고(故) 곽예남 할머니의 추모식이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1377차 수요시위가 6일 열렸다.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가 주최한 이번 수요시위는 지난 2일 별세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故) 곽예남 할머니를 추모하는 묵념으로 시작했다.

시위 현장 한편에는 곽 할머니의 영정사진과 꽃다발 등이 보라색 천 위에 놓인 의자가 마련됐다.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대표는 "할머니는 떠나셨지만 우리는 할머니를 잊지 않았다"며 "보라색에는 죽음을 딛고 고통도 이겨낸 우리들의 싸움에 대한 의미가 담겼다"고 말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차별과 혐오 없는 세상 우리가 이루자'는 구호가 적힌 보라색 손피켓과 풍선을 들고 시위에 함께했다.

참가자들은 성명을 통해 "오는 3월 8일은 111번째 맞는 3·8 세계여성의 날"이라며 "111년 전 온갖 불평등에 맞선 미국의 여성들이 10시간 노동 준수, 임금인상, 여성참정권 쟁취를 외치며 거리로 나섰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성이라는 이유로, 소수자라는 이유로, 그 어떤 이유로 누구도 차별받지 않고 고통받지 않는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더더욱 크게 연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 1377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서 참가자들이 지난 2일 별세한 위안부 피해자 고 곽예남 할머니를 추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 1377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서 참가자들이 지난 2일 별세한 위안부 피해자 고 곽예남 할머니를 추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이날 전남 광주시청에서도 곽 할머니를 기리고 일본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을 촉구하는 수요집회가 열렸다.

일본군 성노예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시민모임인 '광주나비'가 주최한 집회는 추모시 낭독, 풍물공연, 추모발언, 광주시의회 성명서 발표 등으로 순으로 진행됐다.

백희정 광주나비 대표는 "곽 할머니가 고국에 오셨을 때 일본의 강제 연행 피해자이자 증인으로 일본군 위안소 생활을 증언한 일은 소중한 자료가 됐다"며 "그때 당당하게 외쳤던 '일본군을 용서할 수 없다'던 할머니의 말씀을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순흥 민족문제연구소 광주지부장은 "3·1운동 100주년이라는데 우리는 독립의 기쁨을 온전하게 느끼지 못한다"며 "일본은 전쟁 범죄를 인정하고 공식 사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곽 할머니는 1944년 만 19세의 나이로 일본군에 연행돼 중국에 있는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갔다.

해방 이후에도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하던 곽 할머니는 2004년 고국으로 돌아왔지만, 2015년 폐암 4기 판정을 받고 지난 2일 향년 94세로 영면에 들어갔다.

gooeun_p@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