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LCC다운 LCC’ 기대할 수 있을까
[기자수첩] ‘LCC다운 LCC’ 기대할 수 있을까
  • 이성은 기자
  • 승인 2019.03.06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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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진정한 의미의 저비용항공사(LCC)는 없다.”

토니 페르난데스 에어아시아그룹 회장은 지난해 12월 한국을 찾아 항공시장 개방을 촉구하며 이같은 밝혔다. 국내 LCC들이 사실상 ‘풀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비용은 비싸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그간 LCC의 ‘생각 보다 저렴하지 않은 가격’에 대한 지적은 지속됐다. 지난 2017년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김포∼제주 노선의 대형항공사(FSC)와 LCC 간 항공권 가격을 조사한 결과 비슷한 수준을 보이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5일 9번째 LCC까지 등장했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플라이강원, 에어프레미아, 에어로케이 등 3곳에 국제항공운송사업 면허를 발급한다고 밝히면서 차별화된 서비스, 저렴한 운임 등 소비자 편익 제고를 전망했다. 새로운 LCC 업체의 등장으로 항공시장의 경쟁은 촉진될 것이란 게 이유다.

하지만 국토부의 이 같은 전망이 얼마나 들어맞을지 미지수다.

평소 이용금액이 결코 낮지 않다는 지적을 받아온 LCC 업체들은 상시할인에 가까운 각종 프로모션을 연일 펼치고 있다.

LCC는 이를 바탕으로 저렴한 운임을 강조할 수 있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사정은 다르다. 

LCC 이벤트에는 보통 “○○항공 회원을 대상으로 하며 선착순 한정 판매로 조기 마감될 수 있다”는 조건이 붙기 때문에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규 LCC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업체들도 당초 ‘저렴한 운임’ 보다 ‘차별화된 서비스’를 강조해왔다.

특히 에어프레미아의 경우 공식적으로 LCC가 아닌 ‘하이브리드 서비스 캐리어(HSC)’를 지향한다고 밝혀왔다. 좌석 간 간격이 넓은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을 도입한다는 게 주요 특징이다.

9번째 LCC까지 등장한 상황에서 차별화된 서비스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다만, LCC는 이용자의 신뢰를 쌓으려면 ‘저비용’을 지향하는 만큼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