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보다 일해서 번 소득이 고령층 소비지출 증가”
“자산보다 일해서 번 소득이 고령층 소비지출 증가”
  • 박성은 기자
  • 승인 2019.03.05 16: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예산정책처, 근로소득 1% 증가 시 소비지출 0.09%↑
자산소득 같은 폭 늘어도 소비지출 0.01% 증가에 그쳐
고령층 소비성향 10년 만에 12.3%↓…全연령대 최저
연도별·가구주 연령별 평균소비성향 추이. (그래프=국회예산정책처)
연도별·가구주 연령별 평균소비성향 추이. (그래프=국회예산정책처)

고령층 가구의 소비지출에서 금융·부동산 등 자산소득보다 직접 일을 통해 얻는 근로소득이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고령화 가구의 소비지출이 모든 연령대에서 최저인 가운데 인구구조가 고령화되는 상황에서 성장잠재력이 크지 않을 경우 향후 우리나라의 전체 소비지출은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5일 국회예산정책처의 ‘고령층 가구의 소득과 자산이 소비에 비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고령층 가구의 소득과 자산이 소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총소득이 1% 증가하면 소비지출은 0.19% 늘었다.

그러나 가구 자산가치가 1% 증가할 경우 소비지출은 0.08% 증가에 그쳤다. 이와 같은 분석은 한국고용정보원의 ‘고령화연구 패널조사(2006~2016년)’를 토대로 한 것이다.

소득 중에서는 임금소득·자영업소득·농어업소득·부업소득 등의 근로소득 효과가 컸다. 이는 고령층 일자리 창출 정책이 소비 진작에 효과적일 수 있다는 의미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또한 보고서는 근로소득이 1% 증가하면 소비지출은 0.09% 증가했고 자산소득이 같은 폭으로 늘어날 경우 소비지출은 0.01% 증가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이전소득 증가에 따른 소비지출은 0.04% 수준이었다.

이전소득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공적 이전소득의 소비증가 효과가 컸다. 국민연금·기초연금 등 공적 이전소득이 1% 증가하면 소비지출은 0.05% 늘었으나 자녀에게 받은 용돈과 같은 사적 이전소득은 소득을 0.01%만 늘린 것으로 분석됐다.

자산 중에서는 부동산자산이 금융자산보다 소비 지출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

부동산 자산가치가 1% 증가하면 소비지출은 0.04% 늘지만 금융자산은 같은 폭으로 증가할 경우 소비지출은 0.02% 증가에 머물렀다.

보고서는 고령층 가구일수록 소비수준이 낮고 평균소비성향도 낮다고 분석했다. 실제 명목기준으로 2016년 60세 이상 가구주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165만원 수준으로 40대 308만원, 50대 280만원보다 현저히 낮다.

또한 60대 이상 가구주의 평균소비성향도 67.2%로 전체 가구 평균치인 71.1% 보다 낮았다. 특히 10년 전인 2006년 79.5%과 비교할 때 12.3% 하락했다. 40~50대 등 다른 연령대도 떨어지는 추세지만 10년간의 하락폭에서 60대 이상이 가장 컸다. 평균소비성향은 소비지출을 처분가능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이는 고령층의 평균소비성향이 중장년층보다 높을 것으로 예측하는 생애주기가설에 부합하지 않은 결과다.

보고서는 고령층이 되면서 은퇴해 소득은 줄고 불확실성은 점차 커져 소비를 더 큰 폭으로 줄이고 자산을 축적하려다 보니 소비성향이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인구구조가 점차 고령화되고 있는 우리 상황에서 향후 소득에 큰 변화가 없다면 전체 소비지출은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