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적극적인 중재" 요청에 文대통령 "우리 역할 중요" 화답
뭍밀에서 회담 재구성→진의 파악→종합평가 후 역할 모색할 듯
제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문재인 대통령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우선 북미가 비핵화와 그에 따른 상응조치를 두고 이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2차 북미회담이 끝내 결렬되면서 당분간 냉각기는 불가피하다.
급물살을 타는 듯했던 한반도 평화 무드에도 제동이 걸렸다.
다만 북미 양측 모두 대화 의지를 밝히고 있어 상황을 비관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직접 문 대통령에게 '중재역'을 당부해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회담 결렬 후 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대화해서 그 결과를 알려주는 등 적극적인 중재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문 대통령도 3·1절 100주년 기념사를 통해 "이제 우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며 중재역에 적극 나설 것임을 피력했다.
우선 문 대통령은 중재역할을 위해 2차 북미회담에 대해 면밀한 분석을 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청와대는 회담결렬 후 북미가 입장차를 보이는 상황에서도 반응을 자제한 채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다만 물밑에서는 다양한 채널을 통해 2차 북미회담을 재구성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를 통해 북미 양측의 진의를 파악하고 종합적인 평가를 바탕으로 한국 정부, 나아가 문 대통령의 역할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 대통령은 앞서 1차 북미회담이 결렬 위기에 놓인 지난해 5월, 판문점에서 깜짝 2차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극적인 반전의 계기를 만든 경험이 있다.
이 때문에 이번에도 지난해와 같은 판문점 실무 정상회담을 추진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일각에서는 북미합의 불발로 표류할 것으로 예상됐던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오히려 타개책으로 거론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조기에 추진될 것으로 점쳐졌던 한미정상회담 역시 개최 시기가 예상보다 미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가까운 시일 안에 직접 만나서, 보다 심도 있는 협의를 계속해 나가자"고 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이에 동의하며 "외교 경로를 통해 협의해 나가자"고 답한 바 있다.
한편, 한국 측 북핵 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 본부장이 이르면 오는 5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의 협의를 위해 출국할 것으로 전해졌다.
2차 북미회담 이후 한미 수석대표간 첫 회동으로, 이 본부장은 회담 내용을 공유받고 향후 대응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또 향후 북미 간 대화 재개 등의 과정에서 한국이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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