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북미회담 결렬 두고 “北美 판단 실수”
2차 북미회담 결렬 두고 “北美 판단 실수”
  • 동지훈 기자
  • 승인 2019.03.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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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등 외신 전해…“결렬 예고 징후 포착”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지난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이 합의문 작성 없이 사실상 결렬된 가운데 북한과 미국 양측의 판단 실수 때문이라는 외신의 반응이 나왔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의 경제 성장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핵무기 포기 없이는 경제적 미래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NYT)는 2일(현지시간) 2차 북미 정상회담에 관여한 당국자 6명과의 인터뷰에 근거해 합의 결렬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모두의 오판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영변 이외의 다른 핵시설 폐기와 그에 따른 대북제재를 골자로 하는 ‘일괄타결’을 고집한 반면 김 위원장은 ‘영변 카드’를 내세워 5건의 대북제재를 해제해달라고 요구했다는 것이다.

NYT는 그러면서 북미 간 입장 차이는 정상회담에 앞서 열린 실무협상에서도 좁혀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실무협상 당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북측에 노후 영변 핵시설 폐기만으로는 제재 완화가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했지만, 북한 협상팀은 “오직 김 위원장이 결정할 사안”이라는 입장을 고수해 양국 정상이 하노이로 향할 때까지 교착상태가 지속됐다.

이와 관련, NYT는 “결국 과도한 자아(ego)가 나쁜 베팅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차 북미 정상회담 합의 결렬이 “예고된 수순”이었다며 “회담이 개최되기 몇 주 전부터 결렬을 예고하는 징후들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상호 우호적인 관계를 내세우면서 상대방의 과감한 결단과 양보에 기대를 걸었지만 애초 양국의 눈높이가 너무 달랐다는 지적이다.

WSJ은 이어 “이런 상황에선 정상회담을 강행하지 않는 게 통상적인 외교 관행”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북미가 비핵화 및 대북제재 완화를 함께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북한의 비핵화 노력에 상응해 미국도 대북제재를 해제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일 정례 브리핑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질문에 “북미 양측이 정상회담 이후에도 대화를 계속한다는 뜻을 밝힌 점은 환영한다”면서도 “양측이 대화를 지속하고 서로 존중하며 합리적인 우려를 배려하면서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프로세스를 추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각계에서 두 정상의 오판을 지적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금 북한의 비핵화를 촉구했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메릴랜드주 옥슨힐 게일로드 내셔널리조트에서 열린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에 참석한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만약 북한이 합의를 이룬다면 믿을 수 없는, 빛나는 경제적 미래를 가질 것”이라며 “하지만 만약 그들이 핵무기들을 가진다면 어떠한 경제적 미래도 갖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모든 것(북한과의 협상)이 잘 되면 다른 나라들이 북한에 원조를 제공하도록 할 것”이라면서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 진전이 있어야 그에 따른 경제 제재 완화가 가능하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jeeh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