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친일잔재 청산은 오래 미뤄둔 숙제"
文대통령 "친일잔재 청산은 오래 미뤄둔 숙제"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9.03.01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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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주년 3·1절 기념사
"역사 바로 세우는 일이 후손 떳떳할 수 있는 길"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광화문에서 제100주년 3.1절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광화문에서 제100주년 3.1절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1일 "친일잔재 청산은 너무나 오래 미뤄둔 숙제"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100주년 3·1절 기념사에서 이 같이 밝힌 뒤 "잘못된 과거를 청산할 때 우리는 함께 미래를 향해 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역사를 바로 세우는 일이야말로 후손들이 떳떳할 수 있는 길"이라며 "민족정기확립은 국가의 책임이자 의무"라고 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이제와서 과거의 상처를 헤집어 분열을 일으키거나 이웃 나라와의 외교에서 갈등 요인을 만들자는 것이 아니다"며 "모두 모두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다. 친일잔재 청산도, 외교도 미래 지향적으로 이뤄져야한다"고 덧붙였다.

또 문 대통령은 "'친일잔재 청산'은 친일은 반성해야 할 일이고, 독립운동은 예우받아야 할 일이라는 가장 단순한 가치를 바로 세우는 일"이라며 "이 단순한 진실이 정의이고 정의가 바로 서는 것이 공정한 나라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일제는 독립군을 '비적'으로 독립운동가를 '사상범'으로 몰아 탄압했다. 여기서 '빨갱이'라는 말도 생겨났다"며 "사상범과 빨갱이는 진짜 공산주의자에게만 적용되지 않았다. 민족주의자에서 아나키스트까지 모든 독립운동가를 낙인찍는 말이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좌우의 적대, 이념의 낙인은 일제가 민족의 사이를 갈라놓기 위해 사용한 수단이었다. 해방 후에도 친일청산을 가로막는 도구가 됐다"며 "양민학살과 간첩조작, 학생들의 민주화운동에도 국민을 적으로 모는 낙인으로 사용됐다. 해방된 조국에서 일제경찰 출신이 독립운동가를 빨갱이로 몰아 고문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많은 사람들이 ‘빨갱이’로 규정되어 희생됐고 가족과 유족들은 사회적 낙인 속에서 불행한 삶을 살아야 했다. 지금도 우리 사회에서 정치적 경쟁 세력을 비방하고 공격하는 도구로 빨갱이란 말이 사용되고 있고, 변형된 ‘색깔론’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우리가 하루빨리 청산해야 할 대표적인 친일잔재"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우리 마음에 그어진 ‘38선’은 우리 안을 갈라놓은 이념의 적대를 지울 때 함께 사라질 것"이라며 "서로에 대한 혐오와 증오를 버릴 때 우리 내면의 광복은 완성된다. 새로운 100년은 그때에서야 비로소 진정으로 시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제 새로운 100년은 과거와 질적으로 다른 100년이 될 것"이라며 "‘신한반도체제’로 담대하게 전환해 통일을 준비해 나가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신한반도체제’는 우리가 주도하는 100년의 질서"라며 "국민과 함께, 남북이 함께, 새로운 평화협력의 질서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한반도체제’는 대립과 갈등을 끝낸, 새로운 평화협력공동체"라며 "우리의 한결같은 의지와 긴밀한 한미공조, 북미대화의 타결과 국제사회의 지지를 바탕으로 항구적인 평화체제 구축을 반드시 이루겠다"고 했다.

또 "'신한반도체제’는 이념과 진영의 시대를 끝낸, 새로운 경제협력공동체"라면서 "한반도에서 ‘평화경제’의 시대를 열어나가겠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의 재개방안도 미국과 협의하겠다"며 "남북은 지난해 군사적 적대행위의 종식을 선언하고 ‘군사공동위원회’ 운영에 합의했다. 비핵화가 진전되면 남북 간에 ‘경제공동위원회’를 구성해 남북 모두가 혜택을 누리는, 경제적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남북관계 발전이 북미관계의 정상화와 북일관계 정상화로 연결되고, 동북아 지역의 새로운 평화안보 질서로 확장될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광화문에서 제100주년 3.1절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광화문에서 제100주년 3.1절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또 문 대통령은 "3.1독립운동의 정신과 국민통합을 바탕으로 ‘신한반도체제’를 일궈나가겠다"며 "국민 모두의 힘을 모아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한반도의 평화는 남과 북을 넘어 동북아와 아세안, 유라시아를 포괄하는 새로운 경제성장의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문 대통령은 "세계는 지금 양극화와 경제불평등, 차별과 배제, 나라 간 격차와 기후변화라는 전 지구적 문제해결을 위해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다"며 "‘혁신적 포용국가’라는 우리의 도전을 지켜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우리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능동적으로 이용하는 국민이다. 우리는 가장 평화롭고 문화적인 방법으로 세계 민주주의 역사에 아름다운 꽃을 피웠다"면서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한 힘도 모두 국민에게서 나왔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또 "우리의 새로운 100년은 평화가 포용의 힘으로 이어지고 포용이, 함께 잘 사는 나라를 만들어내는 100년이 될 것"이라며 "포용 국가로의 변화를 우리가 선도할 수 있고, 우리가 이뤄낸 포용국가가 세계 포용국가의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3.1독립운동은 여전히 우리를 미래를 향해 밀어주고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가 오늘 유관순 열사의 공적심사를 다시 하고 독립유공자 훈격을 높여 새롭게 포상하는 것도 3.1독립운동이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라며 "유관순 열사는 아우내 장터의 만세시위를 주도했다. 서대문형무소 안에 갇혀서도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3.1독립운동 1주년 만세운동을 벌였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큰 공적은 ‘유관순’이라는 이름만으로 3.1독립운동을 잊지 않게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0년의 역사는 우리가 마주하는 현실이 아무리 어렵더라도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변화와 혁신을 이뤄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며 "앞으로의 100년은 국민의 성장이 곧 국가의 성장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문 대통령은 "안으로는 이념의 대립을 넘어 통합을 이루고 밖으로는 평화와 번영을 이룰 때 독립은 진정으로 완성될 것"이라고 했다.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