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체제' 보수재건 이룰까…내년 총선에 명운
'황교안 체제' 보수재건 이룰까…내년 총선에 명운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9.02.27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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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프레임' 난관…'탄핵 프레임' 갇힐 가능성
총선 승리시 '탄탄대로'…패배시 대권 보폭 '제동'
27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황교안 전 총리가 당기를 들고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7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황교안 전 총리가 당기를 들고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지난 7개월간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끝내고, 황교안 신임 대표를 정점으로 한 정식 지도부를 출범시켰다.

한국당은 이날 오후 2시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전당대회를 열어 당 대표와 4명의 최고위원, 1명의 청년최고위원을 선출했다.

이날 당권 레이스 결과, ‘보수잠룡’으로 꾸준히 거론돼온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제1야당 한국당의 사령탑에 올랐다. 한국당에 입당한 지 43일 만이다.

황 대표는 임기 2년 동안 내년 4월 총선을 진두지휘하는 것은 물론, 2020년 제21대 총선 공천까지 좌우하게 됐다.

당권을 거머쥔 황 대표는 일견, 차기 대권행 '티켓' 확보에도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이번 전당대회 기간 당내 계파를 불문하고 그에게 '힘 쏠림'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황 대표가 '탄탄대로'를 걷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가장 큰 당면 과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계파 갈등을 해소하는 것이다.

박 전 대통령 탄핵의 여파로 한국당은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참패했다. 이후 어느 정도 지지율 회복세를 보이고는 있으나 과거의 위상에 미치는 것은 역부족이다.

게다가 황 대표는 박근혜정부에서 법무부 장관, 국무총리, 대통령 권한대행을 지낸 만큼 '박근혜 프레임'이 씌워져 있는 것도 문제다.

이에 당권 레이스 동안 정치권에서는 '한국당이 또다시 탄핵 프레임'에 갇힐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당장 진보 진영에서는 황 대표를 간판으로 한 한국당을 '도로친박당', '탄핵불복당'으로 규정, 공세에 나설 움직임이 보이고 있기도 하다.

그의 첫 시험대는 4월 15일에 치러지는 제21대 총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총선 결과에 따라 황 대표의 대권행보와 보수재건의 명운이 갈린다.

황 대표 외에 다른 보수진영 대권 주자들도 내년 총선을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구름판으로 삼을 공산이 높은 만큼 경쟁은 치열할 것으로 관측된다.

만약 황 대표가 별다른 공천 잡음 없이 내년 총선을 승리로 이끈다면 명실상부한 보수 대표 주자로 자리매김하며 순탄한 대권행보를 꿈꿀 수 있다.

또 총선 결과에 따라 황 대표가 전대에서 확인된 공고한 당내 지지를 기반으로 더뎠던 보수 대통합의 구심점이 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반면 당내 통합에 실패하고 총선에서도 패배하면 새로운 리더십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져 그의 대권 기로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

그가 '박근혜 탄핵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민심과 동떨어진 행보를 하고, 당 우경화를 방치할 경우에도 대권 경쟁력 약화를 자초할 수도 있다.

황 대표는 이날 전당대회에서 대표 수락연설을 통해 "정책정당·민생정당·미래정당으로 한국당을 담대하게 바꿔나가겠다"며 "혁신의 깃발을 더욱 높이 올리고, 자유 우파의 대통합을 이뤄내겠다"고 다짐했다.

정치판에 뛰어든 지 44일밖에 되지 않은 '거물급 정치신인' 황 대표가 총선을 승리로 이끌 수 있는 정치적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