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강산도 변하는데…허창수 전경련 회장 5연임 ‘중책’
10년, 강산도 변하는데…허창수 전경련 회장 5연임 ‘중책’
  • 이가영 기자
  • 승인 2019.02.27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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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전경련 정기총회서 재선임 안건 의결…“국민 기대에 부응”
(사진=전국경제인연합회)
전경련은 27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허창수 회장, 권태신 부회장을 비롯한 회원사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제58회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제37대 전경련회장에 허창수 GS회장을 추대키로 했다. (사진=전국경제인연합회)

허창수 GS그룹 회장이 전국경제인연합회 37대 회장 재선임에 따라 5연임에 성공하면서 10년 동안 전경련 회장을 맡았던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과 함께 최장수 회장에 이름을 올렸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7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콘퍼런스센터에서 제58회 정기총회를 열고 허창수 GS그룹 회장을 제37대 전경련 회장으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허 회장의 임기는 2년 더 늘어나 오는 2021년까지 연장됐다.  

허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또 한 번 중책을 맡게 돼 어깨가 무겁다”며 “그간 3대 혁신안을 발표하고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 노력했다”며 “조직을 대폭 축소하는 등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재무제표를 공시하며 투명한 운영에도 만전을 기했지만 국민들이 보시기에 부족한 점이 많았던 거 같다”고 자평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국민들과 회원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지금 경제 활력을 높이기 위해 소통하며 사회통합을 이뤄가야 할 때인 만큼 전경련도 선진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2011년부터 8년째 전경련을 이끌어온 허 회장은 지난 2017년 2월 임기를 끝으로 회장직을 그만두겠다고 밝혔지만 당시 국정농단에 연루된 후 삼성·현대차·SK·LG 등 4대 그룹이 전경련을 탈퇴한 데다 다른 대기업 총수들도 회장직을 고사하면서 4연임을 책임져왔다. 

전경련 관계자는 “회원사와 재계원로들의 의견을 두루 경청한 결과, 허창수 회장이 재계 의견을 조율하면서 전경련을 재도약시키고 우리 경제의 올바른 길을 제시할 최적임자라는데 뜻이 모아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선 허 회장의 연임을 두고 전경련이 국정농단에 연루된 후 외면 받고 있는 상황에서 후임 회장이 나서지 않는 데 따른 궁여지책이라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실제 현 정부 들어 전경련은 대통령 해외순방 경제사절단, 청와대 신년회, 경제단체장 간담회 등에서 줄곧 소외받으며 찬밥신세가 됐다.

지난달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기업인과의 대화’ 행사에도 허 회장은 전경련 회장이 아니라 GS 그룹 회장 자격으로 참석했다. 

이번 총회를 불과 10여일 앞두고도 특별히 하마평에 오른 인물이 없었기 때문에 허 회장의 연임이 가능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허 회장의 연임으로 전경련이 일단 고비는 넘겼지만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는 이제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리더십이 요구될 것”이라 말했다. 

한편 이날 총회에서 전경련은 새로운 사업방향과 예산을 승인 받고 앞으로 적극적인 사업추진에 나서기로 했다. 허 회장은 △저성장 극복과 지속가능 성장 △일자리 창출 △산업경쟁력 강화 △남북경제협력 기반 조성 등 총 4가지를 올해 중점사업 방향으로 제시했다. 

young2@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