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노사 ‘대립각’ 여전…부산공장 가동률 반토막 불가피
르노삼성 노사 ‘대립각’ 여전…부산공장 가동률 반토막 불가피
  • 이성은 기자
  • 승인 2019.02.27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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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뇨라 르노삼성車 사장, 뒤늦은 소통 행보에도 노조는 ‘반기’
시뇨라 “늦어도 다음달 8일까지 임·단협 타결해야”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자동차 사장 (사진=르노삼성자동차)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자동차 사장 (사진=르노삼성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는 도미닉 시뇨라 사장이 뒤늦게 노동조합과 대화에 나섰지만, 노조는 사측의 제안을 거부한 채 파업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갈등의 골은 깊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생산공장 가동률은 시간이 갈수록 절반 이하로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차 지속된 노사 갈등은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시뇨라 르노삼성 사장은 지난 26일 부산공장에서 노조위원장 등 노조 집행부와 만나 “위탁생산 중인 닛산 로그 후속 물량 배정이나 신차 개발 등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의 향후 일정을 고려하면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며 “늦어도 다음달 8일까지는 임·단협을 타결하고 후속 일정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노조는 사측이 제안한 협상을 거부하고 파업을 지속하겠단 입장을 보이면서 강경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노조는 26일 시뇨라 사장과 만남 이후에도 27∼28일 이틀 동안 각각 8시간 파업에 나서기로 했다. 이번 파업에 따라 노조의 누적 파업 횟수는 총 42차례다. 시간으로는 160시간에 달해 역대 최장 기간 파업이다.

르노삼성은 오는 9월 수출 차종 닛산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로그’의 위탁생산이 끝난다. 해당 차종의 수출 물량은 지난해 기준 르노삼성 부산공장 전체 생산량 21만5809대 가운데 절반 수준인 10만7245대를 차지한다. 그룹 본사로부터 후속 차종을 배정받지 못하면 부산공장 가동률은 절반으로 줄게 된다.

르노삼성 노사는 기본급 인상 문제를 놓고 갈등을 풀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기본급 10만667원 인상을 주장한다. 사측은 기본급을 유지하고 보상금 지급 등으로 대신하겠단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노조에서도 후속 차종 배정 여부와 관련해 부담감을 갖고 있지만 다음달 8일 이전까지 임·단협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사측도 물러서지 않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노사가 다음달 8일 이전까지 대립각을 세울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시뇨라 사장은 노조와 만남에서 조속한 임·단협 협상을 위해 28일 제17차 본협상을 진행할 것을 제안하며 “이날은 경영진도 참석해 현재 회사 경영상황 등 노조의 모든 질문에 적극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협상 불발의 핵심적인 원인인 기본급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앞서 르노그룹의 제조·공급 총괄을 맡은 호세 빈센트 드 로스 모조스 부회장도 지난 21일 부산공장을 찾아 관계자들을 만나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임·단협을 마무리 하고 부산공장의 미래에 집중할 수 있도록 여러분의 이해와 협조를 구하고자 한다”며 “그러나 여기서 부산공장의 생산비용이 더 올라간다면 미래 차종과 생산 물량 배정 경쟁에서 부산공장은 경쟁력을 상실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물량 배정에 있어서 불리한 위치에 있기 때문에 기본급 인상은 어렵다는 게 일관된 입장”이라며 “왜 어려운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하는 시간을 28일에 갖자고 했는데 노조에서 거부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