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트렌드] 베트남 ‘앱’ 주문 음식배달시장 커진다?
[농업+트렌드] 베트남 ‘앱’ 주문 음식배달시장 커진다?
  • 박성은 기자
  • 승인 2019.02.27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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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랩푸드’ 등 활용 음식주문·배달 수요↑…2020년 3800만달러 전망
‘배달의 민족’ 등 국내 배달 앱 현지업체 인수 통해 시장진출 앞둬
식자재 등 연관산업 성장효과 기대 한국산 식재료 공급 확대 ‘기회’
베트남 온라인 음식배달시장을 견인하는 그랩푸드. (사진=Vietnam Investment Review)
베트남 온라인 음식배달시장을 견인하는 그랩푸드. (사진=Vietnam Investment Review)

일상에서 ‘배달의 민족’, ‘요기요’ 등 어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음식을 주문·배달하는 풍경은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요즘이다. 과거에는 전화로 치킨이나 피자, 중국음식 정도를 시키는 게 전부였지만 지금은 몇 번의 터치로 간편하게 주문하는 것은 물론 스테이크와 파스타에 커피, 디저트까지 그 종류도 무한하다. 국내 배달음식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온라인 음식배달 시장규모는 3조원 수준으로 급성장했다.

온라인 음식배달은 비단 우리뿐만 아니라 현재 북미정상회담으로 전 세계 이목이 쏠리고 있는 베트남에서도 관련시장이 꾸준히 커지고 있다.

27일 ‘베트남인베스트먼트리뷰(VIR)’ 등 현지 매체와 글로벌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 등에 따르면 베트남 온라인 음식배달 시장은 지난해 기준 3300만달러(한화 약 370억원) 규모다. 연평균 11% 성장세가 점쳐지면서 2020년에 3800만달러(425억원)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 같은 높은 성장세를 보이는 주 이유 중 하나로 현지 업계는 모바일 결제·O2O 서비스 플랫폼 기업인 ‘그랩(Grab)’의 시장 진입을 꼽고 있다. 그랩은 미국의 우버(Uber), 중국의 디디추싱(滴滴出行)처럼 싱가포르에 근거지를 둔 동남아 최대의 차량공유업체다.

그랩은 현재 베트남에서 ‘그랩택시’, ‘그랩카’, ‘그랩바이크’ 등 교통 분야는 물론 ‘그랩익스프레스’와 같은 소포배달 서비스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베트남인 10명 중 2명 이상은 매일 그랩을 이용하고 있을 정도다.

그랩푸드의 경우 지난해 5월 베타테스트를 거쳐 6월 수도 호치민에서 정식 출범했고 10월에는 하노이에서도 서비스를 개시했다. 그랩푸드는 지리적으로 찾기 어려운 식당을 소비자와 연결해 식당 운영자에게는 더 높은 매출과 이윤을 제공하는 한편 소비자는 다양한 음식 서비스와 간편함을 누리도록 하고 있다.

주문은 그랩 앱으로 한다. 소비자가 배달받고자 하는 주소와 원하는 식당·메뉴를 입력하고 그랩바이크(오토바이 택시) 운전자에게 메시지를 추가적으로 남기면 주문이 완료된다.

그랩에 따르면 평균 배달시간은 25분 정도며 주문 1회당 최저금액이나 수량 제한이 없다. 또한 할인쿠폰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충성고객을 확장하고 있으며, Grab Food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보온가방에 음식을 담아 오토바이로 배달하는 17만5000명가량의 운전자들이 간접 홍보효과를 내고 있다. 

사실 그랩은 베트남 온라인 음식배달시장의 후발주자다. 출범한지 겨우 반년이 넘었지만 기존에 갖고 있는 높은 브랜드 인지도와 충성고객을 앞세워 푸디(Foody)·나우(Now) 등 선발주자를 재빠르게 뒤쫓고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GCOMM은 그랩푸드가 베트남 공식 진출 6개월 만에 20배 성장했다고 밝혔을 정도다.

그랩푸드 주문법. (사진=www.grab.com)
그랩푸드 주문법. (사진=www.grab.com)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하노이지사에 따르면 앞으로 베트남 온라인 음식배달시장은 꾸준히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앱 이용이 익숙한 2030세대가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특히 도시지역 사무직근로자와 직장여성에게 선호도가 높아 그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여기에 시간절약과 메뉴선택의 다양성, 편리함 등 장점도 많다.

이처럼 베트남 온라인 음식배달 시장가치가 높게 평가되면서 그랩푸드는 지난해 11월 다낭을 시작으로 올해 베트남 12개 지역에 새롭게 서비스를 출시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여기에 국내 최대 온라인 배달앱 플랫폼인 ‘배달의 민족’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관련시장 진출을 검토했으며 올해 시장 진입을 위해 최근 현지 배달앱 업체 ‘비엣나미(Vietnammm)’를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VIR은 “10억달러 가치를 가진 한국의 유니콘 기업이 베트남 온라인 음식배달시장에 진출해 그랩푸드 등 현지 업체와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또한 aT 하노이지사 관계자는 “베트남 온라인 음식배달시장 확대는 곧 식자재시장 성장으로도 이어진다”며 “베트남은 우리 농식품의 4위 수출국이자 한류 인기에 힘입어 그 규모가 꾸준히 커지고 있기 때문에 한국산 식자재 공급 확대를 위한 좋은 기회”라고 전했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