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우진 “다른 독립유공자 추가 서훈 고려할 필요 있어”
피우진 “다른 독립유공자 추가 서훈 고려할 필요 있어”
  • 동지훈 기자
  • 승인 2019.02.26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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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적 열망‧요청 있으면 이상룡 선생 등 서훈 격상 고려”
피우진 국가보훈처장이 26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유관순 열사 ‘건국훈장 대한민국장’ 추가 서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피우진 국가보훈처장이 26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유관순 열사 ‘건국훈장 대한민국장’ 추가 서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유관순 열사를 최고등급인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으로 추가 서훈한 가운데 피우진 국가보훈처장이 다른 독립유공자의 서훈 격상도 검토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피 처장은 26일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에서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유관순 열사에게 대한민국장을 수여하자는 국민적인 열망이 있었다”며 “유 열사가 전 국민의 애국심 함양에 기여하고 비폭력·평화·민주·인권의 가치를 드높인 점을 고려해 (추가 서훈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유공자는 격상하지 않고 자의적 판단으로 유관순 열사에게만 서훈을 격상했다는 학계 일각의 형평성 문제 제기에 그는 “다른 분들에 대해서도 공적 심의를 통해 (서훈 격상을) 검토할 수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을 지낸 석주 이상룡 선생도 여전히 3등급이다’라는 취재진의 언급에는 “3등급 서훈을 받은 유공자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하거나 하지는 않는다. 다만 국민적인 열망이 모이거나, 요청이 있다면 검토해 볼 수 있다는 뜻”이라며 “이상룡 선생 같은 분은 공적을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관순 열사와 관련해서는 이미 독립운동 공적으로 3등급 판정이 돼 있는데 이와 별개로 광복 이후 별도의 행적에 따라 추가 서훈하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국민청원으로 서훈을 격상시키는 선례를 만든 것 아니냐’는 질문이 나오자 피 처장은 “유관순 열사가 얼마나 국민적 신뢰를 받고 있는지 잘 알지 않느냐”면서 “해외에서도 유 열사를 기리고, 초등학생들도 3·1운동을 얘기할 때 유관순 열사를 떠올린다”고 답했다.

피 처장은 또 “이런 애국지사의 공적이 많은 분에게 알려지도록 하는 것이 3·1운동 100주년을 맞는 마음의 자세”라고 밝혔다.

한 취재진이 ‘항일 무장독립투쟁가인 약산 김원봉에 대한 서훈도 추진하느냐’고 묻자 피 처장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면서 짧게 답변했다.

약산 김원봉이 해방 이후 월북해 북한 정권에서 고위직을 지낸 행적을 감안하면 현행 기준상 독립유공자 지정이 어렵다는 게 보훈처의 입장이다.

앞서 보훈처는 지난해 독립유공자 선정 기준을 개정하고 ‘광복 후 행적 불분명자’(사회주의 활동 경력자)도 포상할 수 있도록 한 바 있다.

그러자 국가보훈처 자문기구인 ‘국민중심 보훈혁신위원회’는 김원봉이 광복군 부사령관과 의열단 단장 등을 지낸 점을 근거로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독립유공자로 포상할 것을 권고했다.

이날 피 처장이 김원봉 독립유공자 선정과 관련해 단호하게 입장을 밝힌 것은 ‘북한 정권 수립에 직접 기여하지 않은’ 인물이어야 한다는 단서 조항 때문으로 보인다.

jeeh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