씻은 채소 실온 보관시 유해균 '급증'…"식중독 위험↑"
씻은 채소 실온 보관시 유해균 '급증'…"식중독 위험↑"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9.02.26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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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연구결과 발표…"'상재균' 제거되는 것이 원인"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통상 당장 사용하지 않을 채소를 보관할 때는 흙이나 벌레, 알 등 때문에 씻은 뒤 정리하곤 한다.

그런데 씻은 채소를 실온에서 보관하면 대장균 등 유해균이 크게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6일 서울대 '식중독균 유전체 연구사업단'이 진행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사업단은 이번 연구에서 부추나 케일 같은 채소를 세척한 뒤 실온에서 12시간을 보관했을 때 유해균이 크게 늘어나는 것을 확인했다.

구체적으로 부추에서는 식중독 균인 병원성대장균수가 평균의 2.7배나 늘었고, 케일에서는 페렴간균이 7배나 증가했다.

반면 부추·케일 등의 채소는 모두 냉장 온도에서 12시간 보관했을 때 세척 여부와 상관없이 유해균 분포에 변화가 없었다.

이처럼 씻은 채소에서 유해균이 더 많은 나온 것은 세척 과정에서 채소 표면에 존재하는 미생물이 물에 씻겨 나갔기 때문이다.

채소의 표면에 존재하는 정상 세균, 이를 '상재균'이라고 하는데, 외부로부터 침입한 미생물에 대한 방어 역할을 한다.

하지만 세척 과정에서 원래 분포하고 있던 세균의 유해균에 대한 방어 능력도 떨어져 식중독 발생 위험이 더 커지는 원리다.

식약처는 채소 세척·보관 때는 △실온보다 냉장에서 보관 △유해균 살균을 위해 100ppm 염소 소독액(가정에서는 10배 희석 식초 가능)에 5분간 충분히 담군 후 3회 이상 세척 △세척 후 절단 △반드시 냉장 보관하거나 바로 섭취 등을 권고했다.

또 부득이하게 채소를 실온에서 보관할 경우에는 세척하지 않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식약처는 이번 연구결과를 토대로 “채소류에 의한 병원성 대장균 식중독은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면서 “씻은 채소는 곧바로 섭취하거나 냉장에서 보관하고 실온에 보관해야 할 경우 세척하지 말고 보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