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부회장 ‘책임경영’ 시험무대…관건은 ‘신뢰회복’
정의선 부회장 ‘책임경영’ 시험무대…관건은 ‘신뢰회복’
  • 이성은 기자
  • 승인 2019.02.26 15: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실상 3세경영 완성했지만…車 결함 은폐 의혹에 브랜드 가치 추락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의 책임경영이 시험무대에 올랐다. 정 부회장은 오는 3월 기아자동차 사내이사로 선임될 예정인 가운데, 최근 불거진 차량 결함 은폐 의혹과 브랜드 가치 하락을 어떻게 방어할지가 관건이다. 차량 결함 은폐 의혹의 경우, 결과에 따라 기업 매출 하락세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3세경영은 사실상 완성됐다.

정 부회장은 다음달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돼 경영 보폭을 확대한다.

다만, 같은 달 현대·기아자동차의 세타2 엔진 결함 은폐 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도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현대·기아차의 세타2 엔진 결함 은폐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국내외 시장에서 후폭풍은 상당할 전망이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20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품질 본부와 경기 화성시 남양기술연구소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받았다.

앞서 지난해 말 미국에서도 미 법무부 산하 뉴욕 남부지방검찰청이 도로교통안전국(NHTSA)과 함께 현대·기아차가 지난 2015년, 2017년 실시한 리콜의 대상차종 범위에 대한 적절성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가운데 현대·기아차는 해외시장에서 브랜드 이미지마저 하락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최근 자동차 전문 시장조사업체 JD파워의 내구성(VDS) 조사와 컨슈머리포트 소비자 평가에서 순위가 동반 하락했다.

JD파워는 지난 19일 현대차가 31개 전체 자동차 제조사 브랜드 가운데 공동 8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17년 6위에서 2년 연속 한 계단씩 하락한 결과다.

기아차도 같은 조사에서 지난 2017년 11위에서 지난해 5위를 기록했지만 올해 조사에서는 10위로 내려앉았다.

또 미국 소비자연맹이 발간하는 월간지 컨슈머리포트의 올해 조사에서는 기아차는 지난해 6위에서 올해 12위로 추락했다. 현대차의 고급브랜드인 제네시스는 2위를 기록해 지난해 1위 자리를 지켜내지 못했다.

JD파워의 VDS 조사는 구매한 지 3년 이상 된 차량 소유자를 대상으로 최근 1년간 발생한 문제 건수를 설문한다. 컨슈머리포트는 자동차 브랜드를 대상으로 주행 평가와 신뢰성, 고객 만족도, 안전성 등 4개 부문에서 점수를 합산한다.

현대차에 이어 기아차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리는 정 부회장의 책임경영이 시험무대에 올랐다는 풀이가 나온다. 차량 결함 은폐 의혹을 말끔히 털고, 브랜드 신뢰도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게 가장 큰 과제로 떠오른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해외시장 조사 가운데 소비자단체가 발간하는 컨슈머리포트를 눈여겨봐야 한다”며 “(미국에서 브랜드 평가 하락이) 리콜 적절성 조사와 관련이 없다고 볼 수 없고, 부정적인 시각은 당장 매출 하락으로 이어질 만큼 연계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현대차그룹은 내부적인 패러다임을 완전히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며 “미래 먹거리 확보에 융합이 굉장히 중요하지만 현재 현대·기아차에 위기가 누적돼 있기 때문에 정 부회장은 내부 장악력을 통해 쇄신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