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 곳곳서 '그날의 함성' 재현한다
화순 곳곳서 '그날의 함성' 재현한다
  • 권동화 기자
  • 승인 2019.02.26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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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 재조명·일제 흔적 지우기…1일 대규모 기념행사
(사진=화순군)
(사진=화순군)

올해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전남 화순군은 항일운동의 역사와 의미를 되새기는 기념사업과 대규모 기념행사 준비에 한창이다.

군은 100년 전 대한독립 만세를 외쳤던 능주 장터와 동복 장터 등 화순 곳곳에서 ‘그날의 함성’을 재현한다고 26일 밝혔다.

또, 군은 역사적 현장에 기념탑 등을 세워 그 뜻을 계승하고 지역의 독립운동을 재조명한다.

화순 출신으로 3․1운동에 참여한 인물로 잘 알려진 인물은 지강 양한묵 선생이다. 대한독립 선언문에 서명한 민족대표 33인 중 유일한 호남지역 인사인 양한묵, 화순과 광주에서 3․1운동을 직접 주도하거나 참여한 조국현·김금석 선생 등 많은 화순 출신 독립운동가가 3․1운동에 참여했다.

군은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화순 지역의 만세운동 현장 등 4곳에 기념탑을 건립할 계획이다.

기념탑을 설치할 곳은 능주시장, 동복시장, 화순읍 강정리 개미산, 도암면 용강리다.

당시 능주면 관영리에 사는 양회준이 김정열, 주재영 등과 함께 만세운동(3월 13일)을 벌인 곳이 능주 장터다. 조국현의 주도로 당시 연동서당에서 공부하던 학동들, 마을 사람 수십 명이 개미산(갱미산) 마루에 올라 조국의 독립을 외쳤다.

동복 공립보통학교 학생 오재인, 오덕기, 오연복 등은 학교를 빠져나와 동복 장터에서 만세운동을 펼쳤고 장터 사람들이 동참하기도 했다. 도암면 용강리는 1944년 일제에 저항 활동을 하다 체포돼 옥고를 치른 당시 운주사 주지 김기칠과 마을 사람 정순호, 이치홍 등의 독립운동 정신이 서린 곳이다.

화순에서는 3월 1일 오전, 100년 전의 함성을 되살리는 지역별 만세운동 행사 등이 펼쳐진다. 화순읍(개미산 인근), 이양면(쌍산의소), 능주면(능주시장), 도암면(용강리), 동복면(동복시장) 등 5곳에서 열린다. 모두 9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5개 읍·면 행사에 참여한 군민들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하니움문화스포츠센터 실내체육관에서 열릴 예정인 ‘3․1운동 100주년 기념행사’에 함께 한다.

‘100년 전 함성, 화순 만세운동’을 슬로건으로 내건 기념행사에 군민 약 2700명이 운집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념식에서는 독립운동가 후손과 보훈단체 대표, 지역의 각계각층 인사 등 33명이 군민 대표로 나서서 독립선언서를 낭독한다. 군민 등 150명이 참여한 연극, 뮤지컬, 대규모 합창 공연도 이어진다.

화순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열리는 만세운동 재현 행사에 총칼을 앞세운 일본군의 만행 등을 퍼포먼스로 드러내 사실감을 더한다. 이외에 태권도 격파 시범, 대규모 아리랑 합창 등 다양한 공연이 펼쳐진다.

이날 기념행사에는 화순 군민은 물론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군은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동·서·남·북’ 지명 변경에도 나섰다. 일제의 흔적 지우기에 나선 것이다.

천편일률적이고 일제 잔재 중 하나로 지적받아 온 방위(동서남북) 구분에서 유래한 행정구역 명칭을 변경한다. 해당 면은 동면, 이서면, 남면, 북면이다.

현재 면별로 설문 조사 등 지역 주민의 의견을 모으고 있다. 군은 해당 면이 주민의 의견을 수렴해 새 지명을 제시하면, 군 지명위원회와 주민 찬반 여론조사(주민투표 방식)를 거쳐 최종 명칭을 결정할 계획이다.

군은 올 상반기까지 주민 찬반 여론조사를 마치고, 조례 개정을 통해 2020년 1월 1일부터 새 명칭을 사용할 계획이다.

한편, 군은 읍 도로변에 태극기와 100주년 엠블럼기를 4월11일(임시정부 수립일)까지 한 달 동안 게양한다. 일종의 태극기와 엠블럼기의 ‘물결 퍼포먼스’를 펼친다. ‘전 국민 태극기 달기 운동’ 활성화를 위해 반상회보와 마을방송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dhgw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