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아동 성학대 성직자는 악마의 도구…엄격 대응해야”
교황 “아동 성학대 성직자는 악마의 도구…엄격 대응해야”
  • 동지훈 기자
  • 승인 2019.02.25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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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뻔하고 파괴적인 악…인간을 제물로 삼는 행위” 비판
피해자들 “피해자 보호 방안‧재발 방지 대책 미흡” 지적도
전 세계 가톨릭교회의 대표 고위성직자 200여 명이 참석한, 바티칸 '아동 성 학대 범죄 대책회의' 중인 23일(현지시간)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상 앞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앞줄 왼쪽 3번째) 등이 참회의 시간을 갖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 세계 가톨릭교회의 대표 고위성직자 200여 명이 참석한, 바티칸 '아동 성 학대 범죄 대책회의' 중인 23일(현지시간)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상 앞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앞줄 왼쪽 3번째) 등이 참회의 시간을 갖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성직자들의 미성년자 성 학대 범죄를 저지른 성직자들에게 '악마의 도구'라며 이 같은 범죄를 막기 위해 모두가 전면전(all-out battle)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AFP‧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나흘간의 미성년자 성 학대 대책회의를 마치고 24일(현지시간) 강론을 통해 이같이 밝히며 “미성년자 성 학대 범죄는 뻔뻔하고 파괴적인 악”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아동을 성적으로 학대한 성직자는 반드시 신의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면서 “사건을 숨겨주는 일도 더는 없을 것이며 피해자들을 우선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러한 범죄를 보면 과거 일부 이교도 의식에서 인간을 제물로 바치는 잔혹한 종교적 관행을 떠올리게 된다”면서 “이 같은 범죄가 교회 내에서 단 한 건이라도 발생한다면 가장 엄격한 방식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각 나라의 주교 회의에서 가톨릭 성직자의 성 학대 예방과 범죄자 처벌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검토하고 이를 더 강화할 것”이라며 성직자들이 미성년자 외설물을 소지하는 범죄와 관련해선 “미성년자를 정의하는 연령을 현행 14세에서 상향하는 등 처벌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성 학대 범죄가 우리 주변 곳곳에서 일어나는 ‘보편적인’ 문제이긴 하지만 이러한 악이 교회 내에서 일어난다고 해서 덜 해로운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회의는 미국과 칠레, 독일 등지에서 가톨릭교회 성직자가 미성년자를 성적으로 학대한 행위가 잇따르자 대책 마련을 위해 나흘간 개최됐다.

회의에는 세계 114개국 주교회의 의장과 가톨릭 수도회 대표, 교황청 미성년 전문가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교황청은 회의 폐막 직후 바티칸시국 등 교황청 관할 지역에 대해 미성년자와 연약한 성인을 보호하기 위한 ‘교황 자발 교령’(Motu Proprio)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교황청은 또 가이드북을 발간해 전 세계 주교들이 의무를 명확히 이해하도록 하고, 각국에 전문가들로 구성된 전담팀을 파견해 경험이 부족한 주교들이 성 학대 사건을 처리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방침이다.

가이드북에는 가톨릭교회 내 성 학대 범죄가 발생할 경우 관할지역의 관계 당국에 신고하고 교회 내 자체 조사 과정에서 외부 전문가 참여를 보장하는 등의 대책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밖에도 교황청은 주교들이 회의를 마치고 각국으로 돌아가서 후속 조치들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의 이후 교황이 폐막 연설에서 미성년자 성 학대 엄단 의지를 밝혔음에도 피해자들은 구채적인 보호 방안과 재발 방지 대책이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앞서 교황은 회의 첫날인 지난 21일 직접 작성한 21항의 미성년자 보호 지침을 발표했으나 폐막 연설에서는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대책을 언급하진 않았다.

성직자의 성 학대 문제 관련 단체를 이끄는 앤 돌리는 성명을 내고 "신자들의 슬픔, 분노를 다루는 데는 충분하지 않았다"며 "전 세계 가톨릭이 구체적인 변화를 요구하는 시점에 교황은 미적지근한, 이미 여러 번 들은 약속만 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성 학대 문제가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발생한다는 교황의 익숙한 합리화가 특히 실망스러운 부분"이라며 "교황은 방어적이고 반복되는 말보다 대담하고 확고한 계획을 제시해야 했다"고 강조했다.

성 학대 피해자인 알레산드로 바탈리아는 "나는 미안하다는 말을 단 한마디도 듣지 못했다"며 "(바티칸 회의 결과가) 충분치 않고 만족스럽지도 않다"고 말했다.

jeehoon@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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