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운명의 한주'…북미회담·비상사태 표결·특검 수사
트럼프 '운명의 한주'…북미회담·비상사태 표결·특검 수사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9.02.24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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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行 앞둔 트럼프 '골머리'…26일 결의안 통과 유력
이번주 '러시아 스캔들' 수사 종료…정치적 타격 입을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이번 주는 여러 의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운명이 달린 한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의 비핵과 문제가 걸린 2차 북미 정상회담과 트럼프 대통령이 선포한 국가비상사태를 제지하기 위한 표결, 그를 겨냥해온 러시아 스캔들 특검수사 종료 등이 줄줄이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24일 현지매체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7~28일 베트남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2차 정상회담을 가진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 초 베트남으로 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25일 하노이로 떠난다고 보도했다.

이번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마주 앉아 북한의 비핵화 로드맵과 시간표, 이를 견인할 북미 관계 개선, 대북제재 완화 등에 대한 합의안을 논의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2차 정상회담에서 북미 정상 만남의 정치적 상징성 의미를 넘어서 구체적 비핵화 조치를 끌어내기 위해 힘을 쏟을 것으로 전망된다.

북미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미 하원에서는 국가비상사태 저지 결의안 표결이 예정돼 있다. 결의안은 국경장벽 건설 자금 확보를 위해 선포한 국가비상사태를 저지할 목적으로 민주당이 제출했다.

하원을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결의안은 통과될 것이 확실시된다. 공화당이 다수인 상원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를 통과시킬 가능성이 점쳐진다.

따라서 이번 표결은 트럼프 대통령과 상·하원의 정면충돌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결의안 통과 시 사상 첫 거부권을 행사해 무력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결의안이 상·하원을 통과하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냐는 질문에 "100%"라고 단언하기도 했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상·하원은 다시 표결을 거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 결의안을 통과시킬 수 있다.

이미 공화당 의원들 가운데에도 국가비상사태 선언에 반대하는 의원들이 많다고 알려진 만큼 이번 결의안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시험하는 자리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이번 주에는 국내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가장 곤혹스럽게 만들어왔던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을 둘러싼 특검 수사가 종료될 예정이다.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는 작년 5월부터 20개월 넘게 2016년 대선 캠프와 러시아 간 공모 의혹을 파헤쳐온 바 있다.

다만 특검 보고서 제출 시기는 다소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수사 보고서 제출 시기를 정할 때 2차 북미정상회담이라는 변수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수사 보고서 제출을 서두를 경우 자칫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에 집중하느라 백악관을 비운 사이 뒤통수를 친다는 정치적 오해를 살 수도 있다.

이와 관련 로이터·AP통신은 법무부 고위 당국자 등을 인용해 "뮬러 특검이 이번 주에 보고서를 제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하지만 시기가 늦춰져도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특검이 어떤 결론을 내렸는지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특검의 이번 수사 결과가 트럼프 대통령 임기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뮬러 특검이 만약 러시아 공모와 이를 은폐하기 위한 사법방해 시도를 발견한다면 탄핵 사안으로 번질 수 있다. 북미정상회담 성과의 빛이 바랠 수도 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 답해야 할 만한 사안이 없다면 부분적으로 그간 백악관에 드리워진 구름을 걷어내 줄 수 있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