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철강 ‘빅2’ 포스코-현대제철, 인도시장 확장
[단독] 철강 ‘빅2’ 포스코-현대제철, 인도시장 확장
  • 이가영 기자
  • 승인 2019.02.24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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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다리 비렌다 싱 인도 장관 25일부터 양사 릴레이 방문·면담
자동차 강판 등 고급 철강제품 확보 두고 합작투자 제안 성과물

나렌드라 모디(Narendra Modi) 인도 총리의 방한과 한·인도 CEPA(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개선 협상이 추진되는 등 정부의 신(新)남방 진출이 급물살을 타는 가운데, 국내 철강 ‘빅(Big)2’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인도 시장 확장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본지 취재 결과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25일 인도 차우다리 비렌다 싱(Chaudhary Birender Singh) 인도 철강부 장관과 국내 본사에서 면담을 갖고 인도 현지 제철소 투자 사업에 대해 논의한다. 

바렌다 싱 장관은 이날 포스코를 시작으로 현대제철을 방문한 뒤 오는 27일 현대제철 당진 제철소 방문 등도 예정돼있다. 다만 두 회사 수장인 최정우 포스코 회장과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은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만남은 지난 1월 중순 인도 정부가 자동차 강판 등 고급 철강제품 확보를 위해 포스코와 현대제철에 합작투자를 제안한데 따라 성사됐다. 

당시 인도 정부는 제철 원료인 철광석과 공장 용지를 제공하고,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설비와 기술을 맡는 방식의 형태를 제안했다. 

인도는 세계 최대 철강업체인 아르셀로미탈을 비롯해 타타, JSW, SAIL, RINL, JSPL 등 대형 철강사가 공장을 가동하고 있지만 자동차 강판처럼 기술력이 필요한 부분은 대다수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인도 정부가 초고강도 자동차강판 분야에서 기술력을 갖춘 포스코와 현대제철과 손을 잡고 현지 생산체제를 구축하려는 구상을 세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기존에 인도에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포스코는 2012년부터 인도 서부 마하라슈트라 주에 연산 45만톤(t) 규모의 자동차·가전용 용융 아연도금강판 공장을, 2013년 연산 30만톤 규모의 무방향성 전기강판 공장을, 2015년 연산 180만톤 규모의 자동차용 냉연강판 공장을 준공해 가동 중이다.

현대제철은 인도에 자동차강판 가공공장만 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제철의 관계회사인 현대차 인도법인은 자동차강판 대부분을 한국에서 들여오고 있는 상황이다. 

철강 빅2의 인도투자 가능성을 두고 일각에서는 포스코가 2005년부터 인도 동부 오디샤주에서 추진해온 120억달러(한화 13조4000억원) 규모의 열연강판 일관제철소 설립 계획이 표류하고 있어 섣불리 추가 투자 결정을 내리기 어렵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온다.

당시 포스코는 환경 훼손 등을 우려하는 현지의 반대에 부딪혀 부지 조성 사업을 추진하지 못했고, 이후 현재까지도 착공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도 연초 철강업계 신년인사회에서 “현재 철강과 관련해서는 추가로 해외에 투자하거나 인수·합병할 생각이 없다”며 단호한 입장을 드러낸 바 있다. 

다만 기존에 양사가 인도 투자를 두고 ‘내부 검토 중’이라는 신중한 입장을 보인 것과 달리 실제 경영층과의 만남이 성사됐다는 점에서 긍정적 시그널로 볼 수도 있다는 해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좀 더 지켜봐야 알겠지만 미국의 관세와 유럽연합(EU)의 세이프가드 등으로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주력 제품인 판재류 수출 타격이 불가피한 가운데 인도 진출은 매력적인 대안이 될 것”이라며 “다만 포스코의 경우 과거 제철소 건도 있고 해서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young2@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