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타결안 도출해도 갈등 지속될 것…장기화 대비해야"
"美·中 타결안 도출해도 갈등 지속될 것…장기화 대비해야"
  • 백승룡 기자
  • 승인 2019.02.21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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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중국 무역관행이 미국 제조업 약화 초래"…갈등요소 여전
석유화학업체 수출급락…업계 "글로벌 수출 감소 우려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연합뉴스)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연합뉴스)

미·중 무역전쟁이 관세 경쟁을 넘어 '본질' 격인 기술패권 경쟁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산학연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인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1일 서울시 종로구 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민관합동 실물경제 대책회의'에서 양평섭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세계지역연구센터 소장은 "미·중 협상이 미국 2020년 대선, 경기 하강우려 등으로 협상결렬 보다는 일정부분에서 성과를 도출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이번에 양국이 타결안을 도출하더라도 미‧중간 갈등이 지속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비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 내에는 중국의 기존 무역 관행이 미국 제조업·국방력 약화를 초래한다는 공감대가 퍼져있어 미·중 간 타결 후에도 중국 굴기 억제를 위해 수출통제나 합의 이행문제 등 미·중 갈등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동시에 중국 측에서도 미국과의 갈등을 완전히 해소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은 미국산 제품구매 등 미국 측 요구사항에 대해 일부 양보는 가능하지만 산업보조금 철폐나 국영기업 축소 등 중국 사회주의 체제를 훼손하는 요구사항은 받아들이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8개 업종별 단체들은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 될수록 세계경제 둔화를 야기, 글로벌 수출 수요가 감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를 표했다. 특히 LG화학·롯데케미칼·한화토탈 등 석유화학 업계의 경우, 지난해 4분기 수출급락에 따른 '어닝쇼크'를 겪은 바 있다.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대(對)중국 석유화학제품 수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7.7% 줄었고, 수출물량은 4.1% 감소했다. (▶LG화학·롯데케미칼 동반 '어닝쇼크'…고부가제품으로 활로 찾는다 )

회의를 주재한 김용래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는 "이번 회의에서 수렴한 업계 의견을 수출 지원정책에 적극 반영해 수출피해 최소화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면서 "향후 미·중 분쟁 전개양상에 따라 범부처적으로 대응책을 수립해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회의는 미·중 무역전쟁의 동향과 영향을 재점검하고, 향후 대응방안 논의를 위해 마련됐다. 앞서 미국과 중국은 지난해 12월1일 '90일 휴전'에 합의하고, 내달 1일을 무역협상 시한으로 정해둔 바 있다.

다만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5일(현지시간) "날짜(협상시한)를 연장할 수 있다"고 말하는 등 중국과의 협상을 연장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이에 따라 미·중 무역협상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협상타결에 실패할 경우, 미국은 대(對)중 2000억달러 규모 수입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 10%에서 25%로 인상하며 무역전쟁을 재개하게 된다.

sowleic@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