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부인 “김지은 거짓말”…성인지 감수성에 반문
안희정 부인 “김지은 거짓말”…성인지 감수성에 반문
  • 동지훈 기자
  • 승인 2019.02.21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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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무비서로 옮긴 뒤 보인 행동 성폭행 피해자 아냐”
안희정 성폭력공대위 “전체 맥락 중 일부만 발췌‧재구성”
(사진=민주원씨 페이스북 캡처)
(사진=민주원씨 페이스북 캡처)

자신의 수행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2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부인이 2심 재판부의 피해자 김지은씨가 거짓말을 했다고 주장하며 ‘성인지 감수성’ 판단에 반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재판부가 피해자의 주장만 일방적으로 받아들이고 정황증거는 무시했다며 비판했다.

안 전 지사의 부인 민주원 씨는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지은씨가 세 번째 성폭력을 당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난 9월4일 텔레그램 메시지 내용을 공개하면서 “스위스 현지 시간으로 새벽 1시경 안희정씨가 담배 핑계를 대자 김지은씨는 슬립만 입고 맨발로 안희정씨의 객실로 왔다고 한다”며 “법정에선 무슨 옷을 입고 갔는지 기억이 안 난다며 아무 대답도 못했다. 성폭행 당할 때 무슨 옷을 입었는지 기억을 못할 수 있느냐”고 밝혔다.

민씨는 또 같은 달 8일 스위스에서 귀국한 이후의 메시지 내용을 공개하면서 “세 번째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이 가해자를 릴렉스시켜드려서 뿌듯하고 즐겁다는 문자를 보냈다”며 “이랬던 분이 상대를 성폭행범으로 고소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씨가 안 전 지사의 수행비서에서 정무비서로 인사이동된 뒤 보인 행동들을 근거로 김씨는 성폭행 피해자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민씨는 김씨가 정무비서로 보직이 변경돼 도청 사무실에서 울거나 주변인에게 섭섭함을 토로하는 등의 행동은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의 행동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피해자는 성폭력범과 멀어질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가 왔는데도 몇 날 며칠을 누가 보든 말든, 장소가 어디든 상관없이 울고 슬퍼하고 절망했다”며 “이것이 피해자를 이해하라는 성인지 감수성이냐”고 따졌다.

그러면서 “1심도 2심도 성인지 감수성을 언급했지만 정반대의 판결을 내렸다”면서 “도대체 ‘감수성’으로 재판하는 나라가 지구상 어디에 있는지, 성인지 감수성은 법적 증거보다 상위 개념인지 묻고 싶다”며 2심 재판부를 비판했다.

이어 “재판부는 왜 주장만 받아들이고 정황증거는 무시하신 것인지 알 수 없다”며 “피해자라고 주장한다고 해서 그 주장이 모두 사실인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안희정 성폭력 사건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즉각 민씨의 폭로에 반발하고 나섰다.

공대위의 한 관계자는 “사적 대화 내용을 공개하는 건 사생활 침해”라며 “메신저 대화는 전체 맥락이 있는데 일부만 발췌해서 재구성하는 건 매우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또 “해당 메시지들은 피고인 측에서 1심 때도 불균형하게 재판부에 제공한 것”이라며 “이런 식의 2차 피해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사이동 이후의 행동과 관련해 김씨는 “수행비서에서 정무비서로 가는 건 잘리는 수순이라고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2심 재판부 역시 “수행비서로서 6개월을 보낸 외에 다른 정치권에서의 경험이 없었고, 정무비서의 업무나 역할을 잘 이해하지 못한 상태였던 점을 고려하면 피해자로서는 수행비서에서 정무비서로 보직이 바뀌는 것이 실제로는 퇴출 수순으로 생각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한 바 있다.

jeehoon@shinailbo.co.kr